12월8일 영국이 세계 최초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일반인 대상으로 시작했다. 첫 접종자로 선정된 사람은 90살 마거릿 키넌 할머니다. 다음주면 91살이 되는 키넌 할머니는 “내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생일선물을 앞당겨 받았다”며 “한 해 대부분을 혼자서 보내다가 드디어 새해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는 것을 고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며 “나도 맞았는데 당신도 맞을 수 있어요. 백신 맞으세요”라는 말을 전했다. 주사를 놓은 간호사 메이 파슨스는 “이제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81살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할아버지다.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이름이 같은 그는 두 아들과 손자들을 두었지만 집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비싼 전화료를 부담하며 가족과 연락하며 어렵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백신 접종을 받는 그의 모습을 보며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반면 접종 뒤 세상 별일 아니라는 듯한 ‘영국식 화법’으로 화제가 된 사람도 있다. 미국 뉴스 전문 채널 이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91살 할아버지 마틴 케니언(사진)이다. 어떻게 백신을 맞았냐는 질문에 “잘 아는 병원에 전화해서 백신 접종 하냐고 물으니 ‘그렇습니다’ 해서 왔다”고 말하며 심드렁한 반응을 이어갔다. “바늘이 들어왔다 나가는지도 모르겠더라. 특별한 소감은 없고 망할 이 병에만 감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사실을 가족도 모르고 기자님이 처음이라고 너스레 떠는 중 명언이 나왔다.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지금 죽으면 무슨 소용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케니언 할아버지의 말처럼 코로나19도 별일 아닌 사건으로 얼른 종식되길 바란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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