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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국민의힘 의원들, 도망가지 마라” 국회 앞 가득 채운 시민들의 외침

12월14일 탄핵 표결 앞두 고 국회 앞 수십만 시민 결집
등록 2024-12-15 15:38 수정 2024-12-15 16:11
2024년 12월14일 국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국회대로와 의사당대로, 여의도공원로에 시민들이 결집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2024년 12월14일 국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국회대로와 의사당대로, 여의도공원로에 시민들이 결집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시민에게 등을 돌리고 도망가는 것은 시민이 국회에서 부여한, 우리를 대표해서 투표해주라는 직업 윤리를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2·3 내란사태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2024년 12월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역사의 현장에 함께 섰다. 국회 앞을 가로지르는 국회대로, 국회에서 여의도공원으로 이어지는 의사당대로는 물론이거니와 여의도공원로까지 시민들이 꽉 들어차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문구가 씌어진 파란 풍선을 들고 있다. 이종근 기자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문구가 씌어진 파란 풍선을 들고 있다. 이종근 기자


집회에 참여한 강소희(20)씨는 “계엄 당일 국회로 달려오고 싶었는데, 가족이 ‘차가 끊겼다’며 말렸다. 굉장히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이번 정권에서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동덕여대 등 여대들도 ‘우리의 목표는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는데, 사회가 그것을 방관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드시 표결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 왜 도망가는지 모르겠다”며 “시민에게 등을 돌리고 도망가는 것은 시민이 국회에게 부여한, 우리를 대표해서 투표해 주라는 직업윤리를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인천에서 두 아이와 함께 왔다는 여성 ㄱ씨도 “엊그제(12월12일) 담화를 봤는데 본인(윤석열)이 일으킨 범죄를 마치 야당 때문에 일으키는 것처럼 하는 게 제일 화가 나는 부분이고 그거를 수호하고 있는 여당이 너무 더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범국민촛불대행진이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2024년 12월14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범국민촛불대행진이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집회 무대에서도 대통령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내란 동조자 프로 막말러 윤상현씨가 국회의원으로 있는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간호사”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오늘 윤석열을 꼭 탄핵시키고 내란 동조자들을 똑똑히 확인하러 여기 이 자리에 왔다”며 “윤석열씨의 담화를 모두 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싼 똥을 보고 화를 내니 어이가 없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버렸다. 계엄이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라는데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도 다양한 시민들이 기발한 생각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외계인 침공 시 탄핵 반대한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든 백예슬(34)씨는 “넷플릭스로 드라마로 만들어진 소설 ‘삼채’에서 외계인이 부디 부패한 지도자를 잡아가 달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나도 그 심정으로 만들었다”며 “제가 사실 집 밖을 잘 안 나오는 사람이고, 하루에 20시간도 누워 있으라면 누워 있을 수 있는 사람인데, 계엄을 발표했다는 그 소식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백씨는 “한강 작가의 굉장한 팬이고 ‘소년이 온다’를 읽은 사람인데, 그걸 읽는 동안 한 번도 그게 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근데 그게 제 이야기인 거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배우는 거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24년 12월14일 ‘학교 급식대가 노동자가 쏜다’는 펼침막을 내건 푸드트럭에서 ‘탄핵어묵’, ‘체포어묵’, ‘구속어묵’을 나눠줬다. 신다은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24년 12월14일 ‘학교 급식대가 노동자가 쏜다’는 펼침막을 내건 푸드트럭에서 ‘탄핵어묵’, ‘체포어묵’, ‘구속어묵’을 나눠줬다. 신다은 기자


 

2024년 12월14일 집회에서 한 시민은 ‘내란죄에 동조한 자 탄핵 투표에 불참한 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고 적은 쓰레기통을 등에 지고 다녔다. 신다은 기자

2024년 12월14일 집회에서 한 시민은 ‘내란죄에 동조한 자 탄핵 투표에 불참한 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고 적은 쓰레기통을 등에 지고 다녔다. 신다은 기자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학교 급식대가 노동자가 쏜다’는 펼침막을 내건 푸드트럭에서 ‘탄핵어묵’, ‘체포어묵’, ‘구속어묵’을 나눠주기도 했다. ‘내란죄에 동조한 자 탄핵 투표에 불참한 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고 적은 쓰레기통을 등지고 다니는 시민도 있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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