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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대통령 ‘페페’

등록 2023-01-29 12:22 수정 2023-01-30 01:38
AP 마틸데 캄포도니코

AP 마틸데 캄포도니코

한 쌍의 노부부가 의자를 나르고 있다.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87·왼쪽) 전 우루과이 대통령과 그의 아내 루시아 토폴란스키다. 2023년 1월25일(현지시각)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 농장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을 맞으려 준비 중이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 무히카 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졌다. 독재 치하에서 도시 게릴라 투파마로스로 활동했던 그는 대통령 재임 때 급여의 90%를 기부하고 구형 폴크스바겐 비틀을 직접 몰았다.

막역한 정치적 동지인 룰라 대통령이 2022년 10월30일 결선투표를 치르는 동안, 무히카 전 대통령은 브라질 상파울루로 가서 룰라의 곁을 지킨 뒤 돌아왔다. 두 사람 모두 급진 계열의 사회민주주의자로 분류되지만, 실제 정책은 실용적인 면모를 보였다. 재임 당시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던 무히카 전 대통령은 아내 소유의 농장에서 다리가 세 개뿐인 개를 키우며 살고 있다. 그의 재임 동안 실업률은 약 7%에 머물렀고, 국가빈곤율은 감소했으며, 최저임금은 두 배로 올랐다. 취임 때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물러난 그의 별명은 ‘페페’(할아버지)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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