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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우버와 쿠팡의 노동자

등록 2021-02-28 15:50 수정 2021-03-01 00:0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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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갔을 때 타는 차량 공유 서비스 사이트 우버의 운전자는 노동자일까 아닐까? 사실 얼핏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다. 우버라는 플랫폼 소속으로 일하고, 무엇보다도 노동력을 제공하며, 그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우버 쪽이 감시한다는 점을 봤을 때 그들은 노동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들이 노동자로 인정받았던 것은 아니다. 영국 우버의 기사였던 이들이 2016년부터 자신들이 우버의 노동자였음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2021년 2월19일 영국 대법원이 만장일치로 판결을 내놨다. 우버의 운전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영국 우버 기사는 노동법 영향력 아래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최저임금을 보장받고, 휴일수당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랑스와 스페인 법원도 잇따라 우버 운전자가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판결했다. 기사들이 일할 때 임금과 계약조건을 우버가 정하며, 우버가 업무 계약 연장과 종결권도 가진다는 점에서 우버 기사가 회사에 종속됐음이 증명된다고 봤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우버 기사 같은 플랫폼노동자를 ‘직원’으로 간주하는 법안이 시행되기도 했다.

우리가 자주 만나는 쿠팡이츠와 쿠팡플렉스의 배달원은 노동자일까 아닐까? 역시 간단한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쿠팡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 쿠팡은 ‘한국 정부는 쿠팡플렉스와 쿠팡이츠 배달원을 노동자가 아닌 독립계약자(자영업자)로 판정했다’고 기재했다. 로켓배송 등의 배송을 처리하는 ‘쿠팡친구’(쿠팡맨)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만,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배송하는 쿠팡플렉스와 쿠팡이츠 배달원은 플랫폼노동자에 해당한다.

쿠팡이츠 배달기사 등으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은 2월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이 자의적으로 배달료를 삭감했다며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국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온종일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쿠팡에 의하면 여전히 쿠팡이츠와 쿠팡플렉스의 플랫폼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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