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건국전쟁’을 보는가, 그 답은 ‘자연화’때로 어떤 일들은 무언가의 징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겐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의 유별난 흥행이 그렇다. 비록 감독이 ‘좌파 영화’라 매도한 의 기세에 묻힌 감이 있지만,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 명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한 달 앞...2024-03-16 12:31
김여정 담화는 북-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까“일본이 (중략)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2024년 2월15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내놓은 담화가 심상치 않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임을 ...2024-02-24 11:53
포드에서 트럼프, 컨베이어벨트가 돌았다A.F. 632년.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를 집어든 독자는 언제인지 정확히 감이 잡히지 않는 소설 속 시간에 일단 어안이 벙벙해진다. A.F.란 ‘포드 이후’(After Ford), 구체적으로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모델 T’를 처음 만든 1908년을 원년으로 ...2024-02-10 02:56
러시아가 벌인 ‘이상한 전쟁’의 기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돼간다. 전황은 희망적이지 않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우크라이나는 결국 반격의 기점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서구는 무관심을 넘어 은근히 휴전을 종용하고 있으니. 도널드 트럼프는 아예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24시간 내 전쟁을...2024-01-06 11:38
만주족 인삼을 조선이 넘보다…국경은 과연 선일까1637년, 조선 국왕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며 신하의 예를 표했다. 1704년, 노론의 이데올로그 권상하는 스승 송시열의 유언에 따라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를 기리는 만동묘를 세웠다. 1780년, 연행사로 ...2023-12-16 10:16
당신의 ‘상상 속 서울’은 어디까지인가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유령이. 2023년 10월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비단 두 도시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다름 아닌 김 대표가 인정했듯 기실 운동장...2023-11-25 11:10
역사의 대중화인가 대중의 역사화인가바야흐로 ‘역사 과잉’의 시대다. 구태여 윤석열 정부가 불을 지핀 역사전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텔레비전만 틀면 스타 강사와 유명 교수가 명강의를 펼치고 연예인이 학생처럼 귀 기울여 듣는 예능인지 교양인지 헷갈리는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비단 ‘공급’만 과잉인 게 아니다....2023-10-28 11:20
조선 선비들이 무당과 경쟁한 이유“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3년 9월12일,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결성한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행사에서 최범 공동대표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2023-10-06 00:02
조선에 모두 침 바르면 아무도 못 먹는다, 위안스카이와 ‘비공식 제국’2023년 6월, 뜬금없이 100여 년 전 중국인의 이름이 한국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 주인공은 1885년부터 1894년까지 조선에 청국 주차관으로 부임한 위안스카이(袁世凱, 원세개). 6월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하며 보인 무례하고...2023-08-26 07:18
스님, 닥종이 좀 만들어주십시오한국사에서 19세기는 일종의 ‘무풍지대’다. 뭉근하게 끓는 냄비 안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개구리처럼, 조선 역시 자신이 죽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조용한 소멸’을 향해 나아갔다는 게 이 시대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이해다. 연구자들도 좀체 19세기사를 전공하려 들지 않는다....2023-07-22 12:07
평생을 역사에 헌신한, ‘부끄러움’을 아는 어른 강만길역사학자 강만길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 한국 역사학계 거인이라 불린 그의 죽음에 대중의 반응은 자못 차분하고 담담했다. 아니, 차라리 ‘무반응’이었다고 쓰는 게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당연하다. 강만길을 세상에 알린 ‘분단시대’라는 화두도, 친일반민족행위진...2023-07-01 13:14
우리는 왜 베트남을 ‘잊었는가’삼각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안이었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고,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하니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문자가 떨어졌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도 먹통이 된 상황, 정보를 구할 수 없으니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뻗어나갔다. 괜히 일찍 집을 나섰다는...2023-06-10 03:18
‘반공’서 ‘약자’의 대변자로 변한 어느 보수정당…독일 기민련1968년, 독일 뮌스터대학 유학생이던 김종인은 당시 극에 달한 학생운동을 목도한다. 독일에서도 하루 100만 명이 시위에 나서던 그때, 그가 주목한 건 혁명의 변혁성이 아닌 체제 안정성이었다. 프랑스에선 파리가 마비되고 급기야 샤를 드골 대통령이 물러났는데, 어째서 ...2023-05-20 13:21
유자광, 그 손 안에 한번도 없었던 세상역사학에는 ‘인물사’라는 장르가 있다. 특정 인물로 그 시대의 역사상을 복원해내는 것이 목표다. 이제는 너무 촌스럽게 느껴지지만 한때 수많은 인물평전에 관행적으로 붙던 “○○와 그의 시대”라는 제목은 인물사의 주안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승 정두희가...2023-04-29 11:02
비극의 기억을 개발로 덮다“지금은 콘텐츠 시대입니다. 아이티(IT) 기업과 반도체 설계 기업 등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업이 제주에서 활약하고 세계의 인재들이 제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올해 제주 4·3 대통령 추념사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니,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2023-04-13 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