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금메달을
세계 엽기 주거문화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205개국에서 곤충과 함께 사는 빈민 대표들이 왔습니다.
본선 첫 경기. 과천 사는 전아무개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창문 열면 사람 발만 보여. 요즘은 트럭이 서 있어. “헉.”
바닥은 썩어가고 장롱 닫아두면 안에서 물이 흘러. “헉.”
김씨 네살배기 아들은 1년 중 360일 감기약을 먹어. “헉.”
박씨네 두 딸은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있대. “헉.”
박정희가 시켜서 집주인들이 방공호로 만든 방이라지. “헉.”
각국 대표들은 기권을 선언하고 조용히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겨레21> 723호는 반지하 생활자들을 만나봅니다. 부동산에 따라 ‘6개 계급’이 정확히 나뉜 시대, 이들은 지상으로 날아오를 수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