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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포로감시원의 슬픔

1947년 연합군이 ‘조무래기’ 전범을 모아놓고 재판한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한 일본군 포로감시원의 낡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는 조선인이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눈동자가 슬퍼 보입니다. 이등병보다 못한 군속 신분인데, 어이없게도 악독한 사령관이랍니다. 판결은 사형이었습니다. 낡은 종이에 ‘DEATH BY HANGING’이 보입니다. 60년의 세월을 돌아, 히로무라 가쿠라이, 이학래씨를 만났습니다. 백발이 되었고 이마는 넓어졌지만 슬픈 눈동자만은 그대로입니다. 기적처럼 살아남아 일본 정부와 싸워온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죽어간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

<한겨레21> 650호를 어이없는 재판 끝에 B·C급 전범으로 몰린 조선인 포로감시원들에게 바칩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한국에선 친일파로, 일본에선 조센징으로 살아왔습니다. 숨 막히도록 긴 비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