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헷갈린다, 김재규가 헷갈린다
우리집 딸은 공주입니다. 그래서 걱정이 한둘이 아닙니다.
예쁜 척만 할 줄 알지 뭐 하나 제 손으로 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옆집 딸이 부럽습니다. 그 집 딸의 별명은 ‘조폭’입니다.
성격이 드세고 용감해서 못된 남자아이들 패는 게 특기랍니다.
그럼 곱게 키우기보다는 강하게 키우는 게 정답일까요?
험한 세상 헤쳐나가려면 사내아이처럼 씩씩하게 만들어야 할까요?
헷갈립니까? 모르겠습니까? 딸딸이 엄마아빠를 위해 ‘딸딸이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김재규는 ‘역적’입니다. ‘국가원수’의 심장을 향해 감히 총을 쏘았습니다.
그러나 ‘영웅’이라는 주장이 끈질깁니다. 그에 대한 재평가 열기가 뜨겁습니다.
당시 ‘국가원수’는 국가적 ‘웬수’였다는 겁니다.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결국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살자의 딸 박근혜 대표는 당연히 열받았지만, 일부 민주화 진영도 황당해합니다.
그들은 김재규와 박정희가 다를 게 없다며 단호히 말합니다. “그의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
헷갈립니까? 모르겠습니까? 김재규의 처음과 끝을 다시 한번 찬찬히 뜯어봅시다.
엄마는 딸의 미래입니다. 김재규 민주화 심의 결과는 민주주의의 미래입니다.
딸과 함께 <한겨레21> 522호를 읽어보며, 헷갈리는 이 시대의 두 과제를 토론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