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게 자서전을 받겠습니다
<한겨레21>은 조지 부시에게 자서전을 받을 계획입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미끄러진 뒤 빈둥빈둥 놀 게 분명하므로, 잽싸게 미리 찜해놨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한겨레21>은 이번호부터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와히드의 자서전 연재를 시작합니다.
명망 있는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 중 현재 백수 신분에 계신 분들만 콕 찍어 청탁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전 총리,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도 물망에 오르는 중입니다만…
뭐니뭐니해도 이 시리즈의 절정은 조지 부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잉글랜드 이병이 옛날엔 모범생이었듯, 부시도 소싯적엔 아빠 말 잘 듣는 착한 소년이었을까요?
와히드는 10대에 <자본론>을 읽고 축구와 중국계 소녀에 빠져 낙제를 했다는데,
부시는 10대에 공부만 했을까요. 아님 그때도 변함없이 약한 애들 괴롭히는 깡패학생이었을까요.
3년 전 탄핵당한 와히드는 다시 대통령 당선을 꿈꿉니다. 그러시거나 말거나!
부시도 다시 대통령에 도전합니다. 그러시거나 말거나, 가 아닌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
<한겨레21>은 부시가 예정대로 놀면서 느긋이 자서전을 집필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내년, 내후년, 내후후년에도 부시 욕하면서 책 만들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지긋지긋하다니까!!
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조지 부시 자서전 받는다는 이야기는 잊어주십시오.
<한겨레21> 509호는 부시와의 파병 약속을 새까맣게 잊어버리는 멋진 대한민국을 상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