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칼럼 > 한승동의 동방여록 목록 > 내용   2008년01월31일 제696호
믿어도 되나, “MD 불참”

해군 이지스함에 장착하기로 한 SM-6, 미-일 미사일방어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앞뒤 안 맞는 말

▣ 한승동 한겨레 선임기자 sdhan@hani.co.kr

이지스함에 SM-6 미사일을 장착하는 것과 미사일방어(MD) 참여는 정말 아무 상관이 없는가? 미국과 일본이 강행하고 있는 MD 구상에 우리 군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믿어도 되나?

지난 1월20일 <연합뉴스>는 “지난해 진수한 해군 이지스함 세종대왕과 추가 건조될 두 척의 이지스 구축함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6 장거리 함대공미사일을 장착할 계획”이며, “이 미사일을 도입하기 위한 한-미 협의도 끝냈다”는 군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계획을 현재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순전히 우리 군의 독자적인 하층방어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북한이 미국 향해 발사하면 요격하는 무기”


△ ‘나는 새를 떨어뜨리겠다는 허망한 꿈.’ 지난해 6월22일 미 해군이 실시한 미사일방어 실험 도중 이지스급 구축함 디케이터호에서 스탠더드 미사일(SM-3)이 불을 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사진/ AP연합)

‘SM 미사일’이란 게 뭔가? SM이란 미국 해군이 개발한 항공모함 등의 함선 방어용 함대공 스탠더드 미사일(Standard Missile)을 가리킨다. SM은 크게 SM-1, SM-2, SM-3로 나뉜다.

SM-1은 이를 발사한 함대가 목표물을 향해 계속 레이더를 쏘고 발사된 미사일은 되돌아오는 그 반사파를 받아 표적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유도장비는 비교적 간단해서 활용하기는 쉽지만 발사 모체가 레이더를 계속 쏘아야 하는 장치(일루미네이터)로는 한꺼번에 2개 정도의 목표물밖에 노릴 수 없는 한계가 있고, 또 SM-1이 표적을 때릴 때까지 계속 목표물을 향해 일루미네이터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모체가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어 무방비 상태에서 상대방의 다음 공격 표적이 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사정거리는 40~70km.

SM-2는 이를 개량한 것인데, 관성유도 장치와 데이터 링크를 덧붙여 일루미네이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발사 미사일이 목표물을 때리기 전 몇 초간만 작동시킨다. 따라서 동시에 15개 정도의 표적에 대응할 수 있고 사정거리도 70~160km 정도로 배로 늘어난다.

SM-3은 이를 더욱 개량한 탄도탄 요격 전용 미사일인데, 이는 주로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는 SM-1이나 SM-2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고 사정거리도 500km에 이른다. 바로 MD의 핵심 무기다. 개량형 SM-3 블록2부터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해 이지스함들에 장착하고 있는 무기다.

우리 군 관계자가 얘기했다는 SM-6 함대공미사일은 SM-2에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개량형 중거리공대공미사일(AMRAAM) 기술을 가미한 것으로, SM-2보다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가격할 수 있고 사정거리도 400km에 이른다. 휴스사가 개발한 AMRAAM은 발사 모체의 일루미네이터 장치에다 미사일 자체가 추적 레이더유도 장치를 내장하는 겸용 방식이다. 미사일이 레이더유도 장치를 내장하면 발사 모체의 행동이 자유로워져 대응 능력이 대폭 향상된다.

SM-6은 탄도탄 요격용으로 전용이 가능해 바로 MD에 동원할 수 있는 무기다. 이는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노동 및 대포동 계열의 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경우 동해 공해상에 있는 이지스함에서 SM-6 미사일을 발사해 요격하는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 문제의 군 관계자 얘기로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계획을 현재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순전히 우리 군의 독자적인 하층방어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는 그의 얘기는 도대체 앞뒤가 맞는가?

MD의 대체적인 개념도를 그리자면, 날아오는 적의 탄도탄을 사전에 포착해서 그것이 이쪽 표적을 때리기 전에 대응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상 3단계를 설정하는데, 1단계가 적이 탄도탄을 쏘아올린 직후의 초기 부스트 단계, 2단계가 탄도탄이 우주 공간을 날아 관성 비행하는 중간 단계, 3단계가 탄도탄이 대기권에 재돌입해 표적을 때리기 직전의 최종 단계다. 각 단계에서 대응 무기가 다른데, 1단계에선 공중발사 레이저(ABL), 2단계에선 주로 이지스함 발사 SM, 3단계에선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대기권 바깥 요격이 가능한 고고도최종방어(THAAD) 시스템이다.

북한·중국·러시아와는 등져도 괜찮다?

따라서 우리 군 관계자가 이지스함에 장착하기로 했다는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용 SM-6이 MD용 무기가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게다가 그 군 관계자는 분명히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노동 및 대포동 계열의 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경우” 동해상에서 우리 이지스함이 SM-6으로 쏘아 떨어뜨리겠다고 하지 않았나? ‘미국’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겠다면서 그게 MD와는 무관한, “순전히 우리 군의 독자적인 하층방어 시스템”이라니, 도대체 무슨 얘긴가? 애매모호한 ‘하층방어 시스템’이란 건 또 뭔가?

우리가 MD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이유로는 흔히 그것이 겨냥할 대상인 북한과 중국·러시아를 결과적으로 적으로 돌리게 될 우리 처지,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돈을 들고 있다. SM-6 수입 얘기를 이미 끝냈다 하니 어머어마한 돈은 미국·일본 군수산업체에 쏟아붓기로 이미 결정한 셈이고, 최근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더불어 MD 참여 얘기가 나오고 통일부까지 없애겠다는 걸로 보아 미국·일본만 확실히 끌어당긴다면 북한·중국·러시아와는 등져도 괜찮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혹시 사실상 MD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시치미 뚝 떼고 있는 건 아닌가. 만일 그러하다면 돈도 돈이려니와 악몽의 신냉전으로 가겠다는 얘긴데, 그래서 득 보는 사람들이야 있겠지만 그 책임을 나중에 누가 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