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국회를 범국민운동의 진앙지로!
‘우토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이광철·김형주·나경원 의원의 각오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기획사에서 8·15 특집 공연 장소로 국회 앞마당이 어떻겠느냐고 물어오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글쎄, 확 트인 장소가 낫긴 한데, 한강시민공원은 어때요?”
6월24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8층, ‘우토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사람들이 광복절에 문화방송과 함께 열기로 한 특집공연 계획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광철(열린우리당), 김형주(〃), 나경원(한나라당) 의원. 이들은 우토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다. 6월15일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각종 협찬과 주민 초청사업 등 ‘우토로를 어떻게 도울까’를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과 나 의원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고, 김 의원이 간사로 뛰고 있다.
정치자금으로 성금 낼 수 있다
우토로 문제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김형주 의원(이하 김)=재외동포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인 지구촌동포청년연대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데, 그곳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죠. 그래서 지난 4월 의원들을 모아 기자회견을 하고 이광철, 나경원, 정문헌 의원과 함께 우토로를 방문했지요.
이광철 의원(이하 이)=우토로에 대해서 전혀 몰랐어요. 김 의원으로부터 듣고 깜짝 놀랐죠. ‘지난 60년 동안 우리가 그들을 방치했구나’라고 느끼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했어요.
우토로를 직접 방문했는데, 어땠나요?
이= 집집마다 걸린 문패를 봐도 김, 이, 박…. 모두 우리 성이었어요. 주민들은 자신이 한반도 사람이라는 걸 잊어본 적이 없어요.
나경원 의원(이하 나)=그곳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그런 곳에서조차 쫓겨날 판입니다. 하수도 시설도 돼 있질 않아요. 집집마다 대문 앞에 돌 서너개가 놓여 있는 거예요. 비가 오면 하수도가 넘치니까 돌다리 삼아서 건너다니려고 했던 거죠.
김=그래서 우지시에 실태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아직 답변이 없기에 진척사항을 물어보는 공문을 22일 발송했습니다.

△ 지난 4월 결성된 '우토로 문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동대표인 이광철 ·나경원 의원, 간사인 김형주 의원. (사진/ 박승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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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모임에서 국회 차원의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김=모든 재직 의원들에게 모금운동에 참여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이광철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우토로 문제를 알렸고요. 하지만 모금액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29일 본회의장에서 모금을 호소하는 쪽지를 돌릴 예정입니다.
이=모금 활성화를 위해 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우토로 성금을 낼 수 있는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보냈고, 선관위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선관위로부터 공문을 받으면 2차 캠페인을 벌여나갈 예정입니다.
우토로 문제는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일제 강점하 강제징용자에 대한 보상 문제, 한-일협정에서 제외된 재외동포 보상 문제, 우지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거주권·생활권 문제 등 역사적·국가적 문제가 중첩돼 있어요. 하지만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어요. 일단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돼요.
나=우토로 문제는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 문제예요. 앞으로 한-일간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시금석이 될 겁니다.
김=무엇보다도 우토로 주민들이 원하는 바에 따르자는 원칙을 세웠어요. 여러 정치적 문제가 개입해 범위가 확대되면 되레 주민들과 멀어질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우토로를 살리는 범국민운동을 일으켜보자는 것이었고, 국회가 운동의 진앙지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먼저 나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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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힘을 보태주세요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 현재 모금액 6월24일 오후 3시 현재 1794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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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한푼두푼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계좌이체: 우리은행 1002-629-966152 예금주: 배지원(우토로국제대책회의)
휴대전화 결제: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홈페이지 http://www.utoro.net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한겨레21>
문의: (02)713-5803, utoro@freechal.com
모금자 명단
최수일 10만원, 장연숙 3만원, 남종영 10만원, 박은수 10만원, 전수지 10만원, 김동일 3만원, 이윤지 20만원, 최종진 1만원, 나병수 10만원, 황규연 3만원, 최성희 10만원, 이영숙 3만원, 임희진 30만원, 박경석 4만원, 임월진 5만원, 최종말 10만원, 이재환 1만원, 수고하세요 3만원, 이은혜 3만원, 000029902368 1만7천원, 김유석 10만원, 최동갑 10만원, 윤종배 1만원, 김유진 2만원, 김성남 2만원, 법무법인 정평 2백만원, 김종해 3만원, 박상아 1만5천원, 최광일 2만원, 최정순 3만원, 김우현 20만원, 윤유순 2만원, 채희숙 1만원, 윤경규 1만원, 박상전 2만원, 이원재 1만원, 조재완 1만원, 유인석 1만원, 박인식 3만원, 이승현 10만원, 이상근 1만원, 임흥재 10만원, 신경수 3만원, 김길자 1만원, 신미라 3만원, 양희경 2만원, 차현재 10만원, 이은덕 20만원, 한겨레신문사 노동조합 50만원, 정동연 5만원, 박효선 3만원, 김종옥 5만원, 정상미 3만원, 김은아 1만원, 홍순임 5만원, 이해숙 1만원
휴대전화 결제
우토로사랑 2만원, 민들레 1만원, 김태국 1만원, 이경묵 5천원, 김상엽 5천원, 유철상 3만원, 한부득 5천원, 양동원 1만원, 노대형 1만원, 이상훈 1만원, 석진미 5천원, 고익종 1만원, 이선화 1만원, 이은 1만원, 신경섭 1만원, 이준연 1만원, 박해암 3만원, 문병위 1만원, 최명화 1만원, 박지혜 1만원, 익명 2만원, 황순섭 1만원, 표님 1만원, 김분옥 2만원, 김정복 1만원, 권정오 5천원, 이민규 5천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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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의 기원, 함바집 [우토로 풍경]
비행장 짓기 위한 노동자 합숙소의 비좁은 공간이 주민들 최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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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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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 딸린 노무자 식당을 일컫는 말인 ‘함바집’의 ‘함바’(飯場)는 일본말이다. 일본에서는 식당이라는 뜻보다는 ‘노동자 합숙소’라는 의미로 쓰인다.
우토로 마을의 기원도 바로 이 함바집이다. 1941년 교토부와 당시 군수기업이었던 닛산차체는 군용비행장을 짓기 위해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남편과 아이 둘을 데리고 우토로에 들어왔어. 그리고 넷을 더 낳았지. 함바집 한채를 판자로 나눠 6가구가 들어갔는데, 우리 집 같은 경우 서너평 되는 공간에 8명이 산 거야.”
지금도 우토로에 사는 문광자(85)씨는 이 함바집에서 자식 여섯을 길렀다. 삼나무 껍데기에 송진을 발라 이은 지붕이라서 비가 오면 습기 때문에 온몸이 젖었지만 버티고 버텼다.
막노동으로 열심히 돈을 번 우토로 사람들은 하나둘씩 함바집을 나갔다. 함바집 둘레로 새 집들이 생겼다. 어떤 집들은 함바집 일부를 무우 자르듯 잘라 파고 들어와 괴이한 모습을 만들어냈다.
현재 마을에 남은 함바집은 단 두채. 이 가운데 한채에서는 아직도 한 조선인 노인이 폐품을 모으며 살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나머지 한채는 1984년 달력이 아직 떼어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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