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를 위해 만나는 캐나다 친구가 물었다. 그는 주로 국내 영자신문으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편협한 자랑만 나오는 것이 갑갑하다며, 친구는 불만을 터뜨렸다.

윤경아(27)씨는 <한겨레21> ‘베트남 캠페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내용을 설명해줬다. 그러나 부족한 느낌이 들 수밖에. 그는 301호 ‘불볕더위 이긴 눈물의 진료’라는 건치 진료단의 활동이 실린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줬다. ‘인터넷한겨레’에 띄워진 <한겨레21> 영역기사 4편도 프린트해서 보여주었다. 캐나다 친구는 “한국에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윤경아씨는 계속 후속기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예 305호 표지이야기 ‘해병 중대장의 고백’ 주요기사를 모두 영역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띄워 많은 외국인들이 보게 하자”며 <한겨레21>에 제안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인터넷한겨레’에 실리고 있는 <한겨레21> 305호 영역기사 4편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www.hani.co.kr/h21/vietnam/vietnam.html).

윤경아씨는 요즘 유학준비로 부산하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오는 8월20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 환경독성학 박사과정. 생태학과 화학·분자생물학이 결합된, 한국에선 전공교수가 1명뿐인 미개척 분야다. 앞으로 6∼7년 뒤에야 한국에서 그를 만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고경태 기자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