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세력구도 재편 전망… 최대 계파로 떠오를 MB 진영, 분화 가능성도
▣ 최성진 기자csj@hani.co.kr
4월9일 총선이 지나면 국회에는 ‘이명박 사단’이 등장할 전망이다. 총선 출마를 점치고 있는 이명박 당선자의 측근 인사는 어림잡아도 10명을 훌쩍 넘는다.
박영준 당선자 비서실 총괄팀장은 대구 중·남구와 서울 출마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권택기 당선자 비서실 정무기획2팀장은 경기 고양 일산을과 서울 광진 출마 사이에서 고민 중이고, 조해진 당선자 부대변인은 경남 밀양에서 조직을 다지고 있다. 백성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과 경윤호 인수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은 각각 경기 일산갑과 덕양을 출마를 예고하고 있다.

△ 총선 이후 한나라당 계파는 ‘포스트 이명박’을 중심으로 좀더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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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단과 ‘친박’의 예선 격돌
이 밖에도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 성북갑, 김해수 당선자 비서실 부실장은 인천 계양갑, 배용수 인수위 정무분과 자문위원은 서울 강서갑에서 국회 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서울 마포갑에선 대선 때 이 당선자의 온라인 네크워크를 맡았던 김우석 ‘747 MBizen’ 단장과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이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명구 전 후보 언론특보와 김좌열 인수위 대변인실 자문위원, 김해진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전문위원 등도 총선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른바 ‘친박’ 의원들과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펼쳐야 한다. 고양 일산을 지역구를 노리는 권택기 팀장은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 지역의 김영선 의원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김해진 전문위원은 부산 사하갑에서 역시 친박 엄호성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대부분 안국포럼 출신인 ‘이명박 사단’ 인사들이 총선에서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MB계는 명실상부한 당내 최대 계파로 떠오르게 된다. 총선 직후에도 MB계가 당내 주류를 더욱 강고하게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MB계 주류’ 대 ‘친박 비주류’의 구도가 유지되는 것은 총선 전까지다. 어차피 그 이후에는 ‘포스트 이명박’ 주자를 중심으로 세력 구도가 재편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당선자 쪽의 한 초선 의원은 “친박 진영은 그런대로 유지되겠지만 MB 진영은 다소 분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B계는 지난해 경선 직후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하는 ‘이재오계’와 정두언 의원 중심의 ‘소장그룹’, 그리고 ‘안국포럼’ 출신 실무그룹으로 뚜렷하게 나뉜 바 있다. 총선이 지나면 안국포럼 쪽에서도 대거 원내에 진출하면서 무게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가운데 당장 ‘포스트 이명박’으로 떠오를 수 있는 인물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행보는?
즉, 총선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 세력 정도가 유효한 계파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주목도를 높여가고 있는 정몽준 의원도 변수다. 아직은 혈혈단신이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포스트 이명박’을 말할 때 정 의원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강재섭 당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의 행보도 변수다. 강 대표는 주위로부터 끊임없이 대권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 오 시장은 본인이 부인하는데도 여전히 ‘포스트 이명박’ 가운데 한 명으로 분류된다. 김 지사 쪽에서도 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것이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