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한겨레21

황태자에 은팔찌 선물한 주역들

김현철씨를 구속시킨 주인공은 대검 중수3과의 이른바 ‘검찰 드림팀’이 다. 심재륜 중수부장은 3월24일 자리에 앉자마자 중수3과에 현철씨 수사 의 대임을 맡겼고, 특수통 검사들을 차출해 7명으로 새 팀을 짰다.

팀장은 이훈규 (44·사시 20회) 중수3과장. 이 과장은 심 부장의 수족 노 릇을 하며 두달 동안 현철씨의 모든 것을 뒤졌다. 대검청사 11층 조사실 로 불러들인 기업인들과 관련자들만도 1백명을 넘었으며, 현철씨 연루설 이 나돈 기업들이면 모조리 조사대상에 올리는 투망식 수사를 펼쳤다. 이 과장은 “소문은 무성했으나 범죄흔적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 처음 한달은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데 거의 시간을 보냈으며,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현철씨를 직접 신문했으며, 방대한 자금추적작업도 대부분 거 의 그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이 과장의 수사팀 중 대검연구관인 김준호(사시 24회)· 송해은(사시 25회 )·신현수(사시 26회) 검사와 북부지청에서 파견된 노관규(사시 34회) 검 사 등 4명은 1차 한보수사 때부터 중수부에서 일했던 검사들이다. 1월27 일 한보수사가 시작된 이래 무려 넉달 이상 한보와 현철씨 수사에 매달렸 다.

이들 중 가장 고참인 김 검사는 이 과장과 함께 현철씨 신문에 많은 시간 을 할애했으며,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한테서 현철씨와 김기섭씨 관련 자백을 받아내는 결정적 구실을 했다.

총무연구관으로 <검찰1백년사> 편찬작업을 하다가 수사팀에 합류한 송 검 사는 주로 적용법률 검토작업을 맡았으며, 검찰 내의 컴퓨터 전문가로 통 하는 신 검사는 압수물품에서 디스켓 등의 전산자료를 분석 정리하는 작 업을 전담했다. 송 검사와 신 검사는 수사팀의 막내인 노 검사와 함께 소 환자들과 며칠씩 밤샘 머리싸움을 벌이는 신문조사일도 맡았다.

김경수(사시 17회) 검사와 오광수(사시 18회) 검사는 심 중수부장이 취임 직후 차출한 이른바 ‘전국에서 잘 나가는 특수통 검사 5명’ 중의 두 사 람이다. 서울지검 특수1부에서 차출된 김 검사와 수원지검에서 올라온 오 검사는 1백명이 넘는 현철씨 관련 기업인들에 대해 혐의 정도를 분류하고 소환대상자를 순서대로 골라, 그들의 입에서 현철씨와 측근들의 범죄혐의 를 확보해내는 팔방미인 역할을 맡았다.

김현대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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