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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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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숙(30)씨는 중소기업 대리인 남편과 생후 17개월된 딸이 하나 있는 주부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만 해도 출판사에서 5년여 동안 근무한 바 있 다. 홍씨는 95년 12월 아이를 낳으면서 2개월간 출산휴가를 얻었지만 휴 가가 끝난 뒤 복직을 포기해야 했다. 직장에 탁아시설이 없고 주변에 마 땅히 아이를 맡길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출산휴가가 끝난 뒤 아이 를 맡기려고 했으나 생후 60일밖에 되지 않아 맡아주겠다는 곳이 없었어 요. 동네 어린이집에서는 너무 어려서 곤란하다고 하고 애 봐주는 사람을 쓰자니 한달에 70만원 이상이 들어 결국 사표를 낼 수 밖에 없었지요.” 공무원인 구본숙(31)씨는 그나마 아이를 시댁에 맡길 수 있어 다행스런 편이다. 큰애가 생후 17개월이던 95년 여름 둘째 아이를 낳은 뒤 두 아이 를 돌봐줄 탁아모를 구했다. 그러나 몇개월만에 포기하고 시댁으로 들어 갔다. 구씨의 봉급만으로는 한달 80만원인 탁아비용조차 빠듯했기 때문이 다. “그만한 돈을 들일 바에야 차라리 시어머님에게 신세를 지자는 생각 으로” 시어머니에게 애를 맡겼다. 마침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을 준비하 고 있는 시누이가 애를 돌봐주고 있다. 구씨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수 고비와 용돈을 겸해 한달 80만원 정도씩 드린다.
이처럼 젊은 엄마 대부분이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아이 가 너덧살 정도면 유치원이나 학원에라도 보내지만 그보다 어릴 경우는 종일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여 성의 사회참여가 부쩍 늘어나는데도 갓난아이를 맡아줄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어린아이를 둔 젊은 엄마들의 어려움은 가정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 동 참가율은 95년 기준으로 48.3%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 나 20∼24세까지 66.1%이던 경제활동참여율이 25∼29세에서는 오히려 47. 8%로 30∼34세에는 47.5%로 떨어졌다가 35∼39세는 59.2%, 40∼44세에서 는 66%로 회복된다. 20대 후반과 30대 여성이 육아 때문에 사회활동을 포 기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0∼3세 미만의 영아를 맡아주는 곳은 어린이집과 놀이방 등 보육시설이다 . 교육법에 따라 3∼5세아를 교육하는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영유아 보육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0∼5세 영·유아 보육시설이다. 전 국의 보육시설은 1만2천여곳으로 모두 40만명 정도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 다. 이 가운데 국·공립은 1천여곳으로 원아수는 8만5천여명에 불과하다. 민간보육시설은 6천여 곳으로 이 가운데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4천2백여 곳, 법인이 1천2백여곳, 단체가 70여곳이다. 이른바 놀이방으로 불리는 2 0명 미만의 소규모 가정 보육시설은 4천8백여곳이며, 직장보육시설은 1백 10여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어린이보육시설 대부분이 2세이상 아동을 맡을 뿐 2세미만의 영아를 맡는 곳은 매우 드문 실정이다. 동네 놀이방 등에서도 2세 미만의 경우 최소 30∼40만원은 줘야 하는데 이마져 돌보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 어 거절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보육시설에서 맡고 있는 2세 미만 어린이 는 전국적으로 2만4천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영유아를 24시간 돌봐주는 서울 신공덕동 사랑의 집 24시간 탁아소의 경 우에도 2세 이상 아동은 24시간 탁아가 가능하지만 2세미만은 제외돼 있 다. 안은아(30)원장은 “24개월 미만의 경우 너무 어려 유아용 침대 등 시설이 많이 필요하고 보육교사가 계속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24시간 맡 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이 서울에 있어 경기도 연천군 시댁에 세살·두살바기 아이들을 맡기 고 있는 김보은(35)씨는 “두아이를 봐주는 보모를 구하려고 알아봤더니 숙식을 제공하고 한달에 1백50만원을 달라고 해 포기했다”면서 “어린애 를 둔 엄마가 일을 하기에는 너무 벅찬 것이 우리 현실인 것 같다”며 허 탈해 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