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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희망의 사람들 |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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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거리의 소녀들에게는 항상 강간 매춘 등의 위험이 도사린다. 벽그림 아래서 기타를 치고 있는 소녀들도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니카라과의 소녀매춘은 ‘생존형’이다. 이들은 다른 ‘거리의 아이들’ 처럼 달리 할 것이 없기 때문에 10살 남짓한 어린 나이에 거리로 나선다. 미국의 경제봉쇄 등으로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니카라과 경제는 그들을 받아줄 봉제공장도 마련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들 부모 중 다수의 일자 리마저 빼앗아버렸다. 하지만 풍요를 자랑하는 20세기 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녀매춘이 이 ‘생존형’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남미를 비롯해 타이와 인도·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의 소녀매춘 도 니카라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캄보디아의 경우 매춘부의 3분의 1 이 상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략 2만명의 어린이들이 이 일에 종 사하고 있다. 이들 캄보디아 매춘소녀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매춘소녀의 대부분은 가난한 시골 출신이다. 매춘업자들은 가난하다는 약점을 이용해 부모들에게 딸을 도시로 팔게 한다. 또 직업알선이나 결혼을 미끼로 유혹 당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90년대 초 동부유럽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소용돌이 는 경제적 파탄을 가져와 10만명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거리의 아 이들’로 전락시켰다.
‘생존형 소녀매춘’을 설명하는 한 요인으로는 전세계적 빈부격차 심화 를 들 수 있다. 지난해 8월 스톡홀름 ‘어린이 성착취 방지를 위한 세계 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볼 때 1952년과 92년 사이 전세계 수입 총계는 4조달러에서 23조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가장 가난한 계층 20%의 인구가 소유하는 몫의 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1.4%로 떨어졌다 .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소녀매춘을 조장하는 것이 꼭 가난만은 아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에서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가정 내에서 받는 성학대 등 차별대우가 상업 적 매춘과 관련된다.
또 인도나 타이 등 매춘사업이 거대화한 나라에는 국경을 넘어 소녀들이 공급되기도 한다. 이때 국경을 넘어 매춘을 강요당하는 소녀들은 납치 등 조직범죄의 희생자인 경우가 많다.
한편, 이렇게 매춘사업에 소녀들에 대량으로 공급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이들에 대한 수요가 많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에 의한 수요는 “나이 어린 소녀들과의 성행위는 나이든 사람을 회춘시킨다”거나, “가 급적 어린 소녀와의 성행위가 에이즈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광범위한 믿음에 의해 조장된다. 또 ‘홀로 여행객’ 수가 급 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들에 대한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지 난 95년 혼자 다른 나라를 여행한 여행자는 5억6천7백만으로 지난 60년보 다 7배나 늘어난 숫자이다. 어린이 보호 활동가들은 이런 ‘홀로 여행객 ’ 증가의 상당수가 소녀매춘에 대한 수요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 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매춘소녀들이 ‘풍요 속 빈곤’의 희생자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재활교육은 정신 치료와 함께 경제적 기능습득 등이 이루어져야 효
율적이라는 지적이 높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