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철원변전소 하태헌씨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한겨레21

"두배세배 영향력 커졌으면..."

“그렇겠지 뭐. 신문방송에 나왔으니까….”

88년 5월15일. 그는 그날 이후 그런 체념적 믿음을 버렸다고 한다. 그리 고 9년 동안 <한겨레>는 그의 의식에 인을 박았다. 조금 과장해, 하루라 도 보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나 할까.

하태헌(46)씨. 그는 전형적인 ‘한겨레팬’이다. 당연히 <한겨레21>도 창 간독자가 되고 말았다. “뭔가 시각이 다르잖아요. 일부 매체들의 천편일 률적 입방아에 속을 염려가 없지요”

그는 한국전력 의정부전력소 철원변전소에서 일한다. 의정부에서 전력을 받아 철원지역에 공급하는 게 그의 반복되는 일과. 20년째다. 서울에서 근무하다 철원근무를 자원한 것은 90년. “아이들에게 시골경험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욕심과 각박한 서울생활에 대한 싫증이 함께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 집은 서울이다. 아이들 교육문제를 위해 2년 전 다시 도봉구 쌍문동으로 이사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틀은 철원 산골에서, 하루는 서 울에서 보내는 처지가 됐다. 그래도 그는 좋단다. 자연을 벗삼아 일하는 게 너무 즐겁다는 것이다.

그가 업무 중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오조작’(誤操作)이다. 잘못된 시스템 작동은 정전을 일으킨다. 그는 <한겨레21>엔 오조작이 없느냐고 묻는다. 최근 대선주자들에 대한 추측성 기사의 빈도가 잦아지는 것. 그 런 것들이 <한겨레21>의 오조작이 아니겠느냐고 은근히 찌른다. 권력게임 의 문제보다 안기부법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그는 <한겨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얼마 전 이런 독자엽서도 보냈다. “위성방송이 재벌신문에 허용된다는 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회에 <한겨레>에서도 방송사업을 추진하면 어떨까요. 발상의 전환을 기대합니다.”

고경태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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