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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엽서 |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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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에게 기회 주어야 한다
김대중씨를 빼놓고 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만큼 정치적인 탄압과 시련을 견뎌낸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부에서 그를 ‘빨갱이 ’에 ‘대통령병 환자’로 여기는 것은 정치적 술수에 말려든 결과일 뿐 이다. 그의 정치적 경륜과 경제에 대한 이해, 식격은 이제 새롭게 평가받 아 마땅하다. 자민련과의 공조를 국민에 대한 배신으로 여기기에 앞서 지 역적 갈등과 대결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여길 수는 없는 걸까 . 한 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과거를 보듬어 미래를 열어갈 힘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적 사상적 편견을 버리고 김대중 씨를 바라보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김현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네번째 도전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커버스토리 ‘김대중 대통령은 가능한가’를 읽는 일이 곤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아무리 열번 찍어 안 넘어간다는 나무는 없다지만 이건 너무 심 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사람은 물러설 때를 잘 알아야 길이길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김대중씨는 그걸 해내지 못하고 있다. 벌써 네번째 도전이니 이것은 구국적 일념이라기 보다는 정권야욕에 가깝다고 하겠다. 비장의 승부수가 있다지만 여러 여론조사 결과 여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실정이다.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차라리 정계은퇴의 심정으로 제3의 야권후보를 지원하는 게 그의 길이 아 닌가 한다. 지금은 반독재투쟁의 경험만이 유일한 무기일 수 없다. 그에 게 세계화를 주도하며 21세기를 위한 민족의 비전이 있는지 묻고 싶다. 김태원/ 대구시 달서구 성당1동 463-14
전두환씨는 ‘항장’ 아닌 ‘범법자’
12·12와 5·18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체 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주동자인 전두환·노태우씨를 비롯한 피고인 대부분 의 형량을 낮추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항소심 재판부가 전씨의 감형 이유로 ‘6·29 선언 수용’을 들고 있으나 6·29는 국민이 희생을 무릅 쓰고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쟁취한 것이다. 재판부가 전씨가 수용한 것으 로 인식하는 것은 국민 다수의 역사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알아 야 한다. 또한 ‘항장불사’ 운운하면서 고사성어를 엉뚱한 곳에 인용한 것도 국민을 의아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항장불사’는 적과의 전쟁에서 항복한 장군을 죽이지 않는다는 뜻인데 국민의 주권을 갈취한 자가 주권 을 가진 국민을 대량학살한 범죄자를 장군으로 포장한 것은 당시 시국상 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법원의 판결을 다시 지켜볼 것이다.
장윤재/ 대구시 서구 내당3동 340 광명아파트 3-602
한의학 열풍은 민족의학에 대한 관심
한의학이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의학인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사 라지는 민족문화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양의학으로는 인간의 실체를 온전히 해명하기 힘들 것이다. 질병의 원인을 자연과의 연 계 속에서 찾아내어 정신적인 문제까지 유출해내는 한의학이 어떤 면에서 는 더 과학적일 수도 있다. 뒤늦게나마 우수한 인재들이 민족의학에 대한 관심으로 한의학에 몰린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전투구식 한·약분쟁을 그만두고 각 분야를 서로 존중하며 상호보완할 수 있는 성숙한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 이지 분쟁이 아니다.
오현성/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1-1 3층
진정한 ‘민중의학’을 실천하려거든…
특집의 ‘왜 한의대인가’는 대학입시에서 주가가 급등하는 한의대 열풍 을 진단하는 기사였다. 하지만 한의대에 많은 수험생이 몰리는 이유가 이 나라에서 한의학이 ‘민중의학’인 때문인지는 의심스럽다. 행여 안정적 인 직업으로 손쉽게 고소득을 보장받는 사정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민중을 위한 의술을 진실로 펼치고 싶다면 외과를 전공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한다. 현재의 한의학은 지나치게 많은 대우를 받으며 권위를 인정받는 게 사실이다. 환자 한번 진맥하고 기가 허하니 보약을 먹어야 한다며 수십, 수백만원씩 받고 농약·중금속 에 오염된 중국산 약제를 조제하여 온갖 호사를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누 구인가. 미래형 의료체계 구축의 하나라는 의료일원화를 반대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민족의학으로 한의학을 내세우며 애국자를 자처 하는 한의사들이 우리의 의료정책을 갉아먹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홍국/ 인천시 계양구 작전2동 865-33 민재빌딩 2층
미군기지 문제 정부가 해결하라
미군기지는 환경 오염원으로 방치된 조차지인가. 미군기지마다 환경오염 으로 망가지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자자손손 살아갈 이땅을 군사시설이라 는 허울 아래 마구 파헤치는 일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전옥답이 기름 에 오염되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데 보상도 받지 못한다니 억장이 무너지 는 심정이다. 교통체증을 유발한 시설도 미군쪽의 동의가 없어 대책을 세 울 수 없다는데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필리핀도 기지 임대료를 받는데 왜 우린 일방적으로 대여해 주고 도시개발에 지장을 받아야 되는가. 세든 사람은 고래등 같은 곳에서 살고 주인은 헛간에서 눈치나 보는 꼴이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미군기지가 더이상 오염원으로 이 땅을 절단하 지 않도록 말이다.
채규정/ 충남 서천시 서천읍 군사리 729-1
세계경영 앞서 노동조건 개선해야
포커스에 실린 ‘대우, 톰슨인수 2라운드’를 읽으며 우리의 노동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컴퓨터통신의 토론장에 가보면 대우의 톰슨인 수 관련내용이 있다. 그런데 프랑스의 처사에 대해 분개하거나 항의하는 내용과 함께 대우를 포함한 우리 기업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내용도 눈길 을 끌고 있다.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의 대외이미지는 예전보다 나아진 것 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노동조건과 정경유 착은 외국인들에게 불신감만 심어주고 있다. 안에서 새는 쪽박은 밖에서 도 샌다는 말이 있다.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국가에서 자행한 노동탄압과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 일어난 우리 기업의 노조탄압사건 등이 그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세계경영이라는 것이 몬도가네식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선진국의 기업을 인수하기 전에 우리나라에 있는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들에 대한 대접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기업가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박정용/ 부산시 동래구 명륜1동 부국아파트 3-352·천리안 DRACHE
표절의혹 당사자 반론권 인정 돋보여
언론의 비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사건 당사자의 반론이다. 한국언론의 고질적인 병폐는 속보와 오보의 경쟁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당사자의 피 와 눈물이 고여 있게 마련이다. 아주 뛰어나고 좋은 보도였던 서울대 장 승화 교수의 표절의혹 기사는 한국 대학사회의 병폐 중의 하나를 적절히 문제제기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사건 당사자인 장 교수의 반론을 기사화 한 것은 언론의 자기정화 구실을 충실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마 광수 교수의 반론과 아가교에 대한 여러 주장들을 실은 것도 <한겨레21> 만이 보여주는 솔직성으로 여겨진다. 기사화된 사안은 당사자에게 중요하 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일반화되어 있는 잘못됨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의도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여론재판으로 흐를 경우는 경계해야 한 다. 적절한 재취재와 반론을 통해 양쪽의 생각을 진지하게 이해하는 노력 이 절실한 것이다.
김창직/ 서울시 동작구 상도3동 331-24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