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한겨레21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 인터뷰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말에 있었던 노동법 및 안기부법 개정안 의 국회 본회의 날치기 처리가 자신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으며 복수노조 허용의 3년 유예 방침도 경제회생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결정된 것이었다 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3일 오전 여의도 신한국당 당사의 대표 집무실에서 <한겨레21>의 장정수 차장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노동법 개 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특히 여야간에 중단된 대화가 가까운 시일 내에 복원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편집자-

- 노동법, 안기부법 개정에 대해 노동계가 총파업으로 맞서면서 전면 철 회를 요구하고 있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국이 극도 의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수습방안을 구상하고 있 는가.

= 노동계의 파업은 상당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표적인 두 가지 오해 중 하나는 이번 노동법 개정이 기업과 노조의 대립구도에서 정부가 기업편을 들었다는 것인데 정부가 기업편을 들 이유가 없으며 들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한국당의 결정은 경제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 다 매우 심각하고 좋지 않다, 따라서 확고한 새로운 노력하지 않으면 경 제가 계속 부진해 경우에 따라서는 대량실업사태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실업확대를 막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취 한 것이다. 두번째는 근로자들이 해고정리제에 따른 대규모 해고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나는 해고선풍과 같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 도산하는 기업이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는 경우 실직자에 대해 정부 가 기업과 노조 사이에서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것이 노동법의 취지다.

이 두 가지 오해가 풀리면서 이 문제는 점차 합리적으로 논의가 될 것으 로 기대한다.

- 지난 연말의 날치기 처리 이후 여야의 대화가 거의 중단된 상태에 있는 데 경색정국의 타개를 위한 구상이 있는가.

= 현재는 특별한 방안은 없다. 하지만 이 문제는 비교적 낙관적으로 본다 . 정치권이 대화를 늦추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강력한 압력이 국민들으 로부터 나오고 있어 여건 야건 이를 외면하기 힘들다고 본다. 비교적 가 까운 시일 내에 대화가 복원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 야당은 최근의 정국경색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영수회담의 개최를 요구 하는데 이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 없는가.

= 그 문제는 1월7일로 예정된 김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다루어질 문제라 고 본다.

- 야당은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의 국회처리 절차가 국회법을 위반해 무 효라고 주장하면서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착수했는데. = 야당이 모든 것을 법적 절차에 따라서 생각해보겠다는 것은 일단 좋다 고 본다. 물론 3권분립제도 하에서 이런 상황이 어떻게 처리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

- 정부가 올해부터 허용하려던 상급노조 허용방침을 신한국당이 막판에 전격적으로 철회키로 결정한 뒤 통과시켰다. 당내 인사들은 이 대표가 이 같은 결정을 주도했다고 하는데.

= 내가 선택한 결정이다. 물론 당내의 상당히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했으 며 당의 6인위원회가 여론수렴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심은 내가 했다.

- 이 과정에서 정부와 사전 협의가 있었나.

=일단은 내 결단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번 결정은 정확히 말하자면 당 의 선택이고 정부쪽에서 양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 청와대와도 협의가 있었나.

= 협의해서 결정한 것은 아니다. 내가 결정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는 경 제 현안의 시급성을 고려한 것이다. 경제 현안의 시급성 관점에서 복수노 조가 경제회생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당내에는 없었다.

- 정부가 당초 상급노조의 복수노조를 허용키로 했던 것은 민주노총을 합 법화하는 것이 노사화해의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닌가.

= 3년 뒤면 합법화되는 것 아니냐. 조그만 기다려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인들 중에는 현시점에서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것은 경제회생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또 당내에서도 세계적 인 추세가 단일노조로 가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노조운동하는 사람 들이 이런 견해를 제시했다. 3년유예기간 동안에 사실은 노력을 하면 노 조가 하나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더라.

-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 아닌가.

= 다소 그런 점도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노조운동의 흐름으로 본다 면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잘한다면 선진화의 계기 가 될 수도 있다. 민주노총이 현시점에서 경제회생이 노조운동의 이념적 측면보다 앞설 수밖에 없다는 국민적 여망을 수용해주기를 기대한다.

- 신한국당은 언제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가.

= 과거에 7, 8월 거론한 적 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늦는다는 견해도 있고 조금 빠르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금년 하반기에 있을 것으로 보지만 지금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

- 이 대표는 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경선에 출마할 생각인가.

= 그 문제는 작년이나 금년이나 마찬가지로 생각 안 하기로 했다. 경제회 생, 남북한 대화 재개 문제 등 국가적으로 시급한 현안들의 해결에 당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당을 이끄는 대표직에 충실하게 전념하는 것이 가 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해 사실상 자유경 선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개정을 요구하는데.

= 현재의 당헌당규에 따라 지난 92년 후보를 선출한 적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알고 있지만 불합리한 요소나 내용이 있다면 합리적으로 고치는 것이 옳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이 대표의 온건하고 우유부단한 스타일을 단점으로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

= 온건한 것이 우유부단으로 해석되는 것은 과거 우리 정치문화의 산물이 다.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온건하지만 확고한 선택과 결단을 내리 는 정치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지향하는 정치스타일이다. - 김 대통령으로부터 대선후보문제에 대해 언질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전혀 없다.

- 대선후보 지명에서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는 김 대통령의 이른 바 ‘김 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몇몇 당의 중진들이 말했듯이 당의 총재인 대통령의 의견은 다른 당원 들보다 상당히 비중이 높고 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본다

- 김 대통령이 어떤 기준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문제를 결심할 것으로 보 는가.

= 내가 뭐라고 얘기할 성질이 아니지만 일단 대통령이 되신 분이기 때문 에 미래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도 국가의 미래를 가장 큰 기준으 로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신한국당의 상당수 민주계 인사들은 여전히 민주계 후보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에 이미 민주계다 비민주계다 하 는 것은 별로 없다. 중진들도 계파적 관점에서 후보를 논의하는 것은 바 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 DJP로 불리는 김재중 총재와 김종필 총재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정치에서 불가능은 없지만 대단히 부자연스런 결합이라고 본다. 입장이 대체적으로 비슷한 정당끼리의 협조는 자연스럽게 보이는 데 비해 한국정 치의 양극단에 있던 두 정당이 협조한다는 것은 이념이나 정책면에서 상 당 정도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 결합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 현시점에서 어떻게 될지 전망

하기 어렵다.

- 자민련을 포함한 야권인사들의 영입은 앞으로도 계속되는가.

= 지금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해 말의 자민련 의원 입당도 내가 예상한 것이 아니고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나로선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

정리=장정수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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