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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1 |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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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허사로 돌아간. 밤을 밝힌 운전연습. 발등에 떨어진 민생법안마저 무시한 신한국당의 날치기에 국민들은 서슴없이 등을 돌리고 있다.)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이 날치기 처리되고 있을 때 정작 국민생활에 시 급한 민생관련 법안들은 ‘서류철’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1 월1일부터 시행키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새 운전면허규정도 그 중 하나. 지난해 학과와 코스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한해 새 제 도와는 무관하게 종전대로 도로주행시험을 보지 않고 주행시험만 통과되면 바로 운전면허를 발급하기로 했던 경과규정은 결국 빛도 보지 못한 채 새해를 맞고 말았다. 지난해 일부 시험에 합격하 고 올해 코스나 주행시험 날짜를 받아놓은 사람은 필기합격자 65 만 6천명과 코스합격자 20만 3천명 등 모두 85만 9천명. 경찰의 발표만 믿고 있었던 거의 1백만에 가까운 국민들이 여당의 정략에 농락 당한 꼴이 됐다. 코스시험에 합격한 뒤 주행 시험을 기다려 온 김경태(32·개인사업)씨는 “구 제도에 따라 시험을 볼 수 있 다는 발표를 믿고 학원등록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어떻하란 말이 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구제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 가 없지 않느냐”며 새해들어 시험을 치르는 일부 합격자들에 대해서도 새 제도에 따라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자 각 면허시험장과 경찰청 면허계 사무실에는 애초 구제대상이었던 응시생들의 항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쏟아지고 있어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숫자도 숫자 지만 행정의 공신력이 땅에 떨어진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요 즘 같아선 도무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찰은 애초 운전면허의 질을 높이겠다는취지에서 연습면허와 도 로주행 시험 등 까다로운 절차를 담은 새 운전면허제도 도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구제도에 따라 학원등록을 마치고 운전연 습을 해온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합격자들의구제조처 를 마련했던 터였다. 앞으로 임시국회가 열려 새 도로교통법이 통 과된다 하더라도 법안의 소급적용 부칙을 삽입해야 하는 등 기술 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이 남아있어 구제 대상자들이 실제로 구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 사이에 운전학원 수강료는 1백% 이상 올라버렸 다. 또다시 운전전문학원에 40여만원씩을 내고 다시 등록해야하 는 시민들만 이래저래 골탕을 먹고 있다.
함석진 기자/한겨레 사회1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