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1
1997년01월16일 제 141호 한겨레21

날치기노동법의 주요 독소조항

- 교사와 공무원의 단결권 부정

국제노동기구(ILO) 조약 제87호 9조는 “본조약에서 규정하는 보장들을 군대와 경찰에 적용하는 범위는 국내법령으로 정한다”고 해 군대와 경찰 을 제외한 모든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5·16쿠데타 이후 생 긴 조항. 이에 따라 1천5백여명의 해직교사를 낳으면서 지난 8년 동안 법 외단체라는 이유로 각종 탄압을 받아온 전교조는 합법성을 갖지 못하게 됐고, 1백여만명의 공무원들이 초보적인 단결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게 됐 다.

-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조항이다. 대법원 판례도 “급여지급이 조합의 자주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부당노 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ILO 권고 제143호는 “기 업의 노동자 대표는 그 임무의 수행에 필요한 휴가를 임금과 기타 사회적 및 부가적 급여와 함께 부여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우리나라 노동조 합의 조합원수 평균은 2백36명이고 월평균 조합재정은 1백18만원에 지나 지 않는다. 조합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 복수노조 전면 유예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독소조항. 사업장 단위는 5년간 금지 , 초기업 단위는 3년간 설립을 금지함으로써 민주노총, 민주노총 소속 금 속·자동차연맹, 현총련 등의 합법성을 부정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쿠 데타기관인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신설한 군사정권의 산물. 민주노조운동 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항.

-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부정

이 조항은, 기업주들이 노조간부 또는 핵심조합원을 해고한 뒤 이들의 조 합원 자격을 부인함으로써 노조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87년 “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인해서는 안 된 다”는 조항을 신설했으나, 이번 개정안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때까지만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고 규정했다. 행정심판인 중 노위 재심판정만으로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사법제도를 부정하는 논리이다.

- 제3자 개입금지 존속

위헌요소가 있는 독소조항. 80년 쿠데타 기관인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신 설.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3권에는 타인으로부터 조언·조력·지원·지도 를 받을 자유가 내재되어 있고, 내란·살인·방화 등 범죄 목적이 아닌 한 국민은 누구나 그 의사를 표명하여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자유(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이는 위헌요소가 있다.

- 보안작업·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노개위에서도 검토조차 안 된 내용을 신설한 것이다. 사업장 내 파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쟁의행위는 사업장 바깥으로 내몰리게 된다. ‘피케 팅 제한’과 ‘보안작업 금지’조항은 노개위에서 신설하지 않기로 합의 했던 사항이다.

- 쟁의기간 대체근로 허용

헌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조항이다. 개정법은 노개위 공익안보다 개악돼 ‘당해 사업장 내 대체근로’를 ‘당해 사업 내 대체근로’로, 신규 하도급 ‘금지’를 ‘허용’으로, ‘유니온숍 협 정시 외부근로자 채용 또는 대체 허용’을 추가했다.

- 쟁의기간 임금지급 금지

노사간 자율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없다. 무노동 무임금의 법제화는 노사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측면이 더 크다.

- 공익사업 직권중재 존속

직권중재 조항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한다. 정기노선 여객운수, 수도·전기·가스 및 석유정제·공급, 공중위생 및 의료, 은행 및 조폐, 방송·통신을 공익사업으로, 철도·시내버스, 수도·전기·가스 및 석유정제·공급, 의료,은행, 통신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권 을 박탈당하고 직권중재를 받게 된다.

- 정리해고제 도입

재계 요구를 전면 수용한 조항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정 리해고할 수 있도록 해 고용불안을 구조화시켰다. 근로자 대표와의 ‘협 의’는 ‘동의’로 바뀌어야 하고 근로자 대표는 노동조합으로 못박아야 한다.

- 변형근로시간제 도입

실질적인 임금 하락과 노동조건 악화라는 결과를 예상하게 하는 조항이다 .‘노사간 서면합의로 주당 56시간을 한도로 하는 1월 단위 변형근로시간 제’로 잔업과 철야근무로 임금을 보전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조 항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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