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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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검문을 이기다
“권리는 자기 스스로 지켜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찾아주지 않습니다.” 김진식(34·서울대 물리학과4·왼쪽)씨와 김해근(25·서울대 물리학과졸·오른쪽)씨는 지난 98년 5월29일 학교 앞에서 당한 수모를 잊지 못한다. 당시는 한총련 출범식이 열리던 때여서 경찰의 불심검문이 기승을 부렸다. 둘은 무작정 앞을 가로막으며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찰에 항의했다. 경찰관의 소속과 불심검문 사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이내 경찰관들에게 들려 전경차에 태워졌다. 두 사람은 단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꼬박 하루를 경찰서에서 보낸 뒤 다음날 새벽에야 ‘훈방’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치미는 억울함을 풀 길이 없어 고민하다가 조영상(25·연세대 대학원)씨와 나정인(21·연세대 기계공학과)씨 등 같은 피해를 당한 두 사람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조씨와 나씨도 같은해 5월30일 남대문시장으로 가다 서울역에서 ‘닭장차’에 실려졌다. 두 사람은 경찰이 호출기 비밀번호까지 알아내 친구들의 녹음메시지까지 확인하는 수모를 겪은 뒤 다음날 새벽 ‘훈방’됐다. 그동안 판결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이들에게 지난 1월19일 법원으로부터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서울지법 민사 23부(판사 전주혜)는 “국가는 이들에게 각각 300만원씩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김진식씨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김해근씨는 승소 판결을 전해듣고는 하루종일 자랑을 하고 다녔단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맨 처음 불심검문의 불법성을 얘기했을 때는 사실 시큰둥했어요. 일일이 ‘법대로’하자고 하는 것보단 신분증 한번 보여주고 가는 게 더 쉬웠거든요. 하지만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김씨의 감회다.
유해정/ 인권운동사랑방 <인권하루소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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