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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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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

30개 작은 도서관에 <한겨레21> ‘구독나눔’ 중
등록 2020-03-18 13:22 수정 2020-05-02 19:29
새싹작은도서관 제공

새싹작은도서관 제공

17개 지역, 30곳.

누군가의 ‘나눔’으로 이 닿는 곳입니다. 나눔의 손길은 서울·경기를 제외한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까지 전국에 퍼집니다. 지난해 봄 후원제를 시작한 은 초여름에 후원 방식을 탐사·심층 보도를 강화하도록 하는 ‘취재후원’과, 청소년·대학생·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독나눔’으로 나눴습니다. 후원제가 한 살이 되는 동안 후원의 마음은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전체 후원 2792건 중 일시후원과 정기후원을 합친 구독나눔은 96건입니다. 취재후원이 대다수였지만, 구독나눔 후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의사 김해영(43)씨도 구독나눔을 후원하는 독자입니다. 7~8년 전부터 을 정기구독하는 김해영 독자는 지난해 11월 후원을 마음먹었습니다. “주간지 운영이 어려워지면 좋은 기사를 쓰기 어려울 것 같아서” 정기구독을 시작한 그는 “일단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구독나눔을 결정했습니다. 김해영 독자에게 은 “다른 주류 언론과 달리 소수자 시각에서 사회를 보는 매체”입니다. 그는 기회가 되면 취재후원도 하고 싶습니다.

김해영 독자와 같은 마음을 보탠 33명의 후원으로 은 제1293호부터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전국 작은 도서관 30곳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제1342호까지 총 50개 호가 매주 한 권씩 배송될 예정입니다. 30권 중 한 권은 지리산 자락인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 있는 새싹작은도서관(사진)에도 달려갑니다. 시내로 나가려면 자동차로 40~50분 걸리는 이곳에서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에겐 ‘책 놀이터’, 어른들에겐 사랑방입니다.

새싹작은도서관은 나 을 볼 수 없냐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문의를 받고도, 사업비가 부족해 매체를 살 수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구독나눔으로 그 갈증을 풀었습니다. 이 도서관의 사서 역할을 하는 이경화씨는 “은 관점이 있고, 검증된 시사주간지라서 추천하기도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경화씨가 주로 을 권하는 대상은 어르신들입니다. “화장실에 손쉽게 들고 가서 읽으시라” “제목이라도 보고 시대의 흐름을 읽으시라”고 당부합니다. 경화씨는 사람들이 과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읽길 바랍니다.

김해영 독자는 이 작은 도서관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반갑습니다. “저도 학생 때 을 도서관에서 접한 것 같아요. 어린 학생들이 의 다양한 기사를 보면서 사회를 보는 지평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의 구독나눔 계획은 아직 1년권이지만 5년권, 10년권도 꿈꿔봅니다. 경화씨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터미널이나 버스정류장 등에도 을 비치했으면 좋겠습니다. 경화씨가 묻습니다. “가능할까요?”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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