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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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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6.6k㎞ 가는데 홍은동 53분, 역삼2동 40분

등록 2021-09-14 09:56 수정 2021-09-16 06:52
한겨레 자료

한겨레 자료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주민은 출근·등교 시간이 53분인 데 비해 강남구 역삼2동 주민은 40분이었다. 평균 출근·등교 거리는 6.6㎞로 동일했지만 출근·등교 시간은 큰 차이가 났다. 2021년 9월8일 서울시가 발표한 휴대전화 신호를 기반으로 1분 단위로 정밀분석한 서울 통근·통학 패턴 분석 결과다. 역삼2동 바로 옆 동네 역삼1동 주민의 평균 출근·등교 시간은 더 짧아서 36분이었다.

시간 차이는 대중교통 인프라 차이에서 나온다. 출근 시간 상위 지역 고덕2동, 홍은2동은 지하철역이 한 곳도 없지만, 역삼1동과 역삼2동엔 지하철역이 3개 이상 있다. 논현1동, 대치1동, 논현2동 등 주로 강남권 주민의 출근·등교 시간이 40분 미만이었다. 통근·통학 시간이 짧은 서울 5곳에는 중구 필동, 서대문구 신촌동도 포함됐다. 지하철만이 아니라 종로·광화문·을지로와 여의도 중심업무지구(CBD)로 향하는 버스가 많은 지역이다. 강북의 두 지역은 주위에 원룸촌이 많은 대학가라 등교 시간이 짧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일동, 강일동, 도봉2동, 진관동, 도봉1동, 월계2동은 55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출근에 45분 이상 걸리는 사람은 평균보다 이혼할 확률이 40%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큰 화제가 됐다. 스웨덴 우메오대학의 에리카 산도우 교수는 직장이 멀수록 출퇴근 때 소비하는 에너지가 크다며, 배우자에게 관심을 덜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갈등이 발생하고 이혼으로 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출퇴근 시간이 20분 더 걸리면 급여를 19% 삭감당했을 때와 직무만족도가 비슷하다고 했다. 수고했다, 오늘도! 특히 강북 주민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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