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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미투 그후 3년

#미투에서 #위드유 #애스크로 [#미투 그후 3년]

안희정 무죄에서 배제된 피해자 진술 발굴 보도하는 등
<한겨레21>이 이슈 주도해온 #미투 보도

제1352호
등록 : 2021-03-02 09:04 수정 : 2021-03-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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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Me Too)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어느덧 3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과제가 남았을까. <한겨레21>과 <한겨레>가 3년 동안 꾸준히 해온 관련 보도를 돌아보면 #미투가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와 남은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가스라이팅 정의, 세대별 감수성 차이 조사
서 검사의 #미투는 #위드유(With You)로 나아갔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 말하기 운동의 핵심은 대상화된 ‘시혜’나 ‘보호’가 아니라 적극적인 공감이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은 ‘나’의 경험을 ‘우리’의 경험으로, 그리고 피해자에게 던지는 질문을 가해자에게 함께 묻는 #애스크(Ask) 운동을 시작할 것을 2018년 2월에 제안했다(제1199호).

그러나 ‘역고소’가 한국 사회 #미투 운동의 향방을 가르게 됐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가, 가해자로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반으로 역고소를 당해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뒤바뀌는 일이 흔하게 벌어졌다. 2018년 3월 성폭력 가해자로 고소한 사람에게 무고죄로 역고소당해 ‘무고녀’가 된 실제 사례와 무고 사례를 연구한 전문가를 취재했다(제1202호). 성폭력 피해자의 고발을 돕고 2차 피해를 방지하려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나아갔다. 이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대에 올랐다. <한겨레21>은 2021년 1월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에 대한 목소리를 담고, 폐지 이후 일어날 부작용을 방지할 대안을 살폈다(제1346호).

2018년 3월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한국 사회에 아주 낯설고 새로운 유형의 ‘성폭력 가해자’를 등장시켰다.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폭행·협박이나 피해자의 저항 여부는 논외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때 <한겨레21>은 ‘미투, 3월 혁명’(제1203호)에서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전형적인 가스라이팅(Gaslighting·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사례로 정의했다.

2018년 8월14일, 이 사건의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오자 재판 과정에서 비공개로 가려졌던 피해자 검찰 진술조서와 피해자 쪽 증인의 법정 증언을 단독 입수해 분석했다(제1226호). 1심 재판부가 ‘안희정 사건’을 무죄로 구성할 때 배제한 피해자 쪽 증언을 검토하는 일은, 정보 불균형으로 편향된 여론의 균형을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 ‘위력 행사’에 대한 논쟁과 새로운 판례를 정립하기 위해서도 절실한 일이었다. 이후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이 형은 확정됐다.

#오빠 미투 제기 친족 성폭력 생존자 목소리 담아
2020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서를 시장 집무실에서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피소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자,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피해가 입증된 게 아니니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란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또한 ‘2차 가해’였다. <한겨레21>은 2020년 8월 성별·세대별로 성인지 감수성 차이를 조사하고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이 무엇인지 살폈다(제1323호).

이외에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침묵의 가부장제 카르텔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먼저, 2019년 8월 친족 성폭력 사건에서 용기를 낸 세 명의 생존자를 만나 이들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점을 짚었다(제1273호). 당시 세 사람의 가정형편과 성폭행 정황, 현재 처한 상황은 서로 달랐지만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었다. 세 명 모두 보호자인 부모가 딸의 말을 믿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는 집을 나오고, 가해자인 오빠는 부모의 보호를 받았다는 점이다. 친족 성폭력 관련 수사·상담·치료·지원 전문가들은 세 사람의 공통점이 거의 모든 친족 성폭력 사건에서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사촌오빠에게 성폭력당한 내용을 ‘#미투’ 하겠다며 한 피해자가 연락했다. 2019년 9월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는 과정을 기사화했다. 또한 피해자의 남편과 지인들, 의사가 보여준 전폭적인 지지와 전문성 있는 조언도 다뤘다. <한겨레21>은 이 보도가 다른 생존자와 그 주변인들에게 긍정적 ‘변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제1277호).

이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친족 성폭력은 해마다 수백 건 발생하지만 피해자가 이를 알리기까지 수십 년 걸리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현재 친족 성폭력의 공소시효는 최장 10년이며, 디엔에이(DNA) 등 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있을 때는 10년 연장해 2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특례조항으로 미성년자는 성년이 된 기점부터 공소시효가 적용되며, 피해자가 13살 미만이면 공소시효가 없다. 국회에는 피해자가 13살 미만이 아니라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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