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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영끌’ 세대를 끌어라

등록 2021-03-01 13:23 수정 2021-03-02 07:28
공동취재사진, 공동취재사진

공동취재사진, 공동취재사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은 본래 연봉과 단짝이었다. ‘영끌 연봉’은 기본급에 각종 수당을 합한 연봉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직할 때 최대 금액을 제시해 연봉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용했다. ‘영끌’ 옆자리가 ‘대출’로 바뀐 건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한 2018년 가을이었다. ‘영끌’이 이상징후고 가계 부채 폭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영끌’ 당사자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청약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고 눈 감았다 뜨면 하루아침에 1천만원 가까이 올라가니 마음 졸이며 지켜볼 바에는 무리해서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임기 1년의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각 정당 예비후보들도 ‘영끌’ 편에 섰다. 후보들은 모두 ‘공급’ 중심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내세운다. ‘뉴타운의 황태자’라 불리는 돌아온 오세훈 예비후보와 나경원 예비후보(이상 국민의힘)는 규제 완화를 통한 아파트 대량 공급을 약속했고, 우상호 예비후보는 “강변은 부자들의 것인가”라며 한강 주변 저렴한 중층 규모 아파트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박영선 예비후보(이상 더불어민주당)는 공공재개발을 통한 평당 1천만원 아파트 30만 가구를 내걸었다. 이와 더불어 현재 논란이 이는 ‘수직정원’을 여의도에 세우는 방안을 핵심 카드로 꺼냈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가장 많은 수치를 제시했는데 74만 가구 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2개 자치구 가구 수에 버금가는 수치다.

1년 임기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지라 모든 후보에게 실효성 질문이 따라 나온다. 이를 의식했는지 정작 실현 계획을 물어보면 후보 모두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친다. 잘못 끼운 단추는 미래에 감당하기 어려운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로 족하다. ‘파서블한’ 계획을 꾸릴 수 있게 도와주는 서울시장이 끌린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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