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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동뉴스-경기] 재난기본소득, 어디서 나오냐고요?

예산 절감하고 각종 기금 활용… “결국엔 빚” 논란도

제1350호
등록 : 2021-02-06 20:24 수정 : 2021-02-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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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이 재정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장이 예산 우선순위를 따져 집행하는 ‘정치적 결단’이라고 강조한다. 경기도 제공

2020년 한가위에 이어 이번 설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라는 국가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직계가족이더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꼭 4명까지만 모여야 합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여서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2020년 설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입춘이 지났어도 아직 봄은 오지 않았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고향 부모님 뵈러 가는 길은 조심스럽고, 자식들 얼굴 보러 움직이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젠 ‘민족 대이동’이란 말도 농경사회 유물로 남을 판입니다.

그래서 <한겨레21>이 ‘우동뉴스’(우리동네뉴스)를 준비했습니다. 명절에도 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한겨레> 전국부 소속 기자 14명이 우리 동네의 따끈한 소식을 친절하고 맛깔스럽게 들려줍니다. 고향 소식에 목마른 독자에게 ‘꽃소식’이 되길 바랍니다._편집자 주
“저희는 오늘도 가게 문을 열고 있습니다.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도지사님, 저희 좀 살려주세요. 다음을 기약하며 눈물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조금이라도 더 가게를 운영하려 추가 대출 받아가며 버티고 있는 우리 동네의 아들, 딸, 엄마, 아빠를 제발 좀 지켜주세요.”

1월27일 경기도상인연합회(회장 이충환)가 ‘경기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입니다. 성명엔 골목상권 상인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이재명 “가난 증명해야 국가 보호 받나?”
절박한 호소가 나온 다음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2월1일부터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이 지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사회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반성을 여러 차례 했다. 지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경제가 손쓸 수 없을 만큼 망가지면 또다시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문제는 1월 초 경기도의회가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지급 시점을 두고 여당 일각에서 ‘방역 방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다른 영세한 지방정부 주민들이 느낄 박탈감을 들어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월7일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습니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1월13일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합세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방송에 출연해 “지금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 돈을 다 어디서 마련하느냐”는 힐난도 터져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결국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개시일을 2월1일로 확정하면서 애초 계획한 대로 ‘설 명절(2월12일) 전 모든 경기도민 지급’ 방침을 강행했습니다. 논란을 정면 돌파한 것입니다.

경기도의 이런 결단은 ‘배짱’일까요, 아님 ‘아집’일까요? 이 지사는 ‘모두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그는 “일할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일자리가 넘쳐나던 시대를 지나, 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졌지만 쉽게 일자리를 잃고 빈곤해져 희망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 시대에 누가 더 가난하고 어려운지를 판단하기 모호한 경계의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은 일할 능력과 의지와 상관없이 일자리를 잃고, 점포를 운영하는 이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재난 방역 대책으로 인해 개인 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사는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고통을 감내해달라고 날마다 당부하는데도, 우리는 가난과 피해를 증명해야만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냐”며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국가가 대가 없이 국민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기본소득’까지 화두에 올렸습니다. 경제적 피해를 보는 국민은 더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정책과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경제적 효과가 있는 보편정책은 선택이 아닌 함께 펼쳐야 할 정책이라고 주장합니다.

경기도 2차 1인당 10만원 지급
그럼 경기도는 어떻게 두 차례에 걸친 재난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경기도는 “방역 지침으로 지방정부의 많은 행사와 예산 집행이 멈췄으니 절감된 예산과 재난기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예산 우선순위에 대한 ‘정치적 결단’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경기도는 겨울철 도로변 화단에 꽃배추 등을 심지 않고, 예산 낭비 지적을 받는 보도블록 공사 전면 중지(보도블록 최대한 활용), 효율적 도로포장(전면 포장 대신 보수 방식), 공공건물 신축보단 실효적 활용성 강화 등 불요불급한 예산의 절감을 추진했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체납액 징수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실제 경기도는 체납액 징수에 열을 올려 민선 7기에 체납액을 1조2천억원(2018년 4030억원, 2019년 4188억원, 2020년 4천억원 이상 예상) 이상 거둬들였습니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국비 확보, 체납액 징수, 재정의 효율적 운영, 예산 낭비 요소 사전 제거 등으로 제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경기도의 2차 재난기본소득 재원은 부대 비용을 포함해 1조4035억원입니다. 별도 지방채 발행 없이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 등으로 충당됩니다.

그럼에도 재난기본소득 재원 중 정부지원금과 융자금 등으로 구성된 지역개발기금을 비롯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차입금(2조7677억원 규모)은 2035년까지 상환해야 합니다. 결국 미래 세대의 돈을 미리 끌어다 쓴 것이어서 경기도의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지방채를 발행했으면 이를 상환, 즉 갚아야 할 돈이 되지만 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경우, 급격한 세입 감소나 심각한 경기침체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가져다 쓰도록 법제화됐고, 나중에 일반회계로 ‘채워넣으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1년 예산이 약 28조원이고 전국에서 1인당 채무비율이 낮은 지방정부(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인 경기도의 재정 건전성을 따져보면, 재정 운용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계산하면, 14년 동안 해마다 2천억원 정도를 기금에 채워넣으면 되니 재정 부담 걱정은 ‘기우’라는 것이지요.

빚 논란에 “재정 건전성 상관없다” 반박
결국 재난기본소득 재원 마련은 선출직 지방정부 장의 정책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은 1월19일 현재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둔 도민 1399만 명입니다. 외국인(등록외국인·거소신고 외국국적동포) 58만 명도 포함됐습니다.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 사용 기간은 사용승인 문자 수신일로부터 3개월입니다.

수원=김기성 <한겨레>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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