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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사회적 대화 포럼 1기의 결실

등록 2020-10-10 13:57 수정 2020-10-13 23:34
한겨레 박종식 기자

한겨레 박종식 기자

삼시세끼 배달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밥만이 아니다. 아이스크림, 커피 등 배달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간식 역시 이제는 배달앱 카테고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8월 기준 배달음식 월별 거래액이 1조6729억원이다. 전년 동월 거래액은 9134억원이다. 불과 1년 만에 82.9% 성장했다.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플랫폼노동 종사자를 위한 제도는 미비하다.

지난 4월 ‘플랫폼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이하 포럼) 1기가 출범했다. 반년 가까이 진행된 포럼은 10월6일 마치며 협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플랫폼경제 발전과 플랫폼노동 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협약-배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는 ‘공정한 계약’ ‘작업 조건과 보상’ ‘안전과 보건’ ‘정보 보호와 소통’ 등 6개 장 33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덧붙여 노사가 합의한 대정부 요구안도 있다. 노사 자율협약 수준이지만 입법 공백 상황에서 제3지대 형태의 보호를 명문화했다.

이번 협약을 두고 과거 노동운동가이자 연구자로 활약했던 은수미 성남시장은 “가뭄에 단비 같은 협약”이라고 호평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노사협약은 정부 주도로 진행돼왔다. 노사정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포럼은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정부 참여 없이 민간 노사가 주도적으로 구성, 참여 그리고 마무리를 했다.

이번 포럼의 폐회식이자 협약식에 참석한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배달노동자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요즘, 노사의 신뢰와 정부 정책의 뒷받침을 통해 배달노동자 처우가 더 나아질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나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김범준 대표 역시 “플랫폼노동이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소비자 의견까지 반영해 생태계 전체를 증진할 수 있는 방향을 만들겠다”며 이번 포럼의 의의를 짚었다. 이제 조금은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을 내려놓고 배달앱을 켜도 될까. 더는 아무도 일하면서 아프지 말고, 죽지 않기를 바란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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