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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미투…‘2차 가해’ 의혹 받은 군검찰, 뒤늦게 검사 교체

제1318호 표지이야기 북한이탈여성 ‘정보사 군인 2명 성폭행 부실 수사’에 쏠리는 이목

제1324호
등록 : 2020-07-31 14:54 수정 : 2020-08-0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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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정보사령부 군인 2명이 북한이탈여성 한서은(가명)씨를 성폭행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검찰단(군검찰). 연합뉴스

<한겨레21>(제1318호 표지이야기)은 지난 6월 북한이탈여성 한서은(30대 초반·가명)씨가 한국에서 겪은 성폭행 피해를 보도했다. 한씨가 국군정보사령부 군인 2명에게서 1년 넘게 성폭행당했고, 이후 군검찰에서 조사받는 과정에 2차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보도 뒤 2~3주가 지난 7월 초, 국방부 검찰단(군검찰)은 한씨 사건을 담당하던 군검사를 ㄱ군검사에서 ㄴ군검사로 교체했다.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3년 의무복무를 마치게 된 ㄱ군검사(단기 군법무관)가 7월31일 전역을 앞두고 휴가를 가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검사가 교체되자 성폭행 피해자 한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한겨레21>에 ㄱ군검사에게서 조사받는 과정에 성폭력 피해 현장 상황이 녹음된 음성을 들어 ‘플래시백’(재경험)이라는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또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인 피해자 보호 조처를 해달라고 한씨가 요구했지만 ㄱ군검사의 수사팀은 “그런 보호 절차가 없다”며 거부했다.

한씨는 물론 한씨 쪽 변호사도 ㄱ군검사가 전역을 앞둔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한씨는 “만약 ㄱ군검사가 성폭행 가해자인 국군정보사 군인 2명에 대해 불기소처분하고 전역했으면 가해자들이 면죄부를 받고 사건은 그대로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졌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군검찰에 고소한 사건임에도 ㄱ군검사는 8개월째 수사를 끌어왔다. 2차 가해와 피해자 보호 조처 불응 등으로 인해 불기소처분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한씨 쪽은 컸다. 그런 상황에서 <한겨레21>이 군검찰의 수사 과정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냈고 이후 다른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언론 보도를 접한 여당(더불어민주당)의 몇몇 국회의원이 군검찰에 설명과 자료를 요구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군검찰의 태도도 달라졌다. 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는 ㄴ군검사로 수사 담당자를 교체하는 등 비로소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군검찰 관계자는 여당 의원실에 “(이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이탈여성 ㄷ씨는 수년간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혐의(강간·유사강간·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로 북한이탈주민의 신변 보호를 담당하는 경찰 ㄹ씨를 7월28일 검찰에 고발했다. 대기발령 조처가 내려진 ㄹ씨는 현재 관련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의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자 ㄷ씨의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전수미 변호사(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는 보도자료를 내어 “오랜 기간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담당관으로 활동해 탈북 여성에 대한 사정을 잘 아는 ㄹ씨가 북한 관련 정보 수집 등을 이유로 ㄷ씨에게 접근했다. 2016년 처음 ㄷ씨 집에서 성폭행했고, 그때부터 2년간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ㄷ씨는 ㄹ씨가 소속된 경찰서(서초서) 보안계와 청문감사관실 등에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조사를 회피했다. 청문감사관실 역시 피해자가 진정서를 제출하지 않아 감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덧붙였다. 군검찰에 이어 경찰의 대처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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