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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포순이, 치마 대신 바지 입었다

등록 2020-07-11 05:29 수정 2020-07-12 01:07
경찰청 제공

경찰청 제공

여성 경찰관을 상징하는 경찰청 캐릭터 ‘포순이’가 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를 입게 됐다. 인형 같은 속눈썹도 없애고 단발머리에 가려진 두 귀도 시원하게 드러냈다. 포순이 모습이 성별 고정관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경찰은 “국민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치안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수집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의미에서 포돌이와 마찬가지로 포순이도 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1999년 이현세 화백이 포순이와 포돌이를 만든 이래, 포순이는 언제나 치마 차림에 긴 속눈썹, 단발머리로 귀를 감춘 모습이었다. 하지만 긴급 상황에 출동하는 직업군에게 치마를 기본값으로 하는 건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질수록 논란이 됐다. 특히 2017년 의경들이 제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포순이 캐릭터의 치마를 들춰 보는 포즈를 취한 게 소셜미디어에 확산돼 성차별 문화의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소식을 듣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7월8일 페이스북을 통해 ‘포순이’ 캐릭터의 변화에 반발했다. “이러다 치마 입은 여성들 모두 여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세상이 올까 두렵다.” 트위터 아이디 bmd***는 “하태경 의원이나 치마 입고 출동해라”라며 하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외국에선 성별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경우 해단 콘텐츠를 제한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에선 ‘성별 고정관념이 아동과 청소년, 성인의 선택과 기회 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으므로 성역할과 성별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불필요한 성별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공공기관에 박수를 보낸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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