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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2.0] ‘명텐도 MB’

등록 2009-02-17 04:37 수정 2020-05-02 19:25
‘명텐도 MB’

‘명텐도 MB’

이명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게임기 ‘명텐도 MB’가 화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4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못 만드느냐”고 주문하자 곧바로 누리꾼들이 명텐도 MB를 만들어 화답한 것이다.

누리꾼 ‘Ove**sy’는 2월5일 다음 아고라에 “MB 가카(각하)! ‘닌텐도 같은 거’ 개발했습니다”라며 명텐도 MB를 내놓았다. 그는 “위대하신 민족의 영도자 MB 가카께서 순시 중에 하신 주옥같은 말씀을 받들어 새롭게 출시한 초딩용 게임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닌텐도 설명서를 패러디해 명텐도 MB의 하드웨어적인 특징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왼쪽으로 가는 것을 싫어하시는 가카를 위해 좌회전 버튼 제거. 빨간색을 싫어하시는 가카를 위해 제품 색상에서 빨간색 완전 제거. 일본산 조명 시스템인 뉴라이트를 기본 장착해 어두운 지하 벙커에서도 가카께서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함. 2MB 대용량 메모리 기본 장착.”

명텐도 MB에서 가능한 게임 소프트웨어로는 ‘촛불이 몰려온다 가카를 지켜라’와 ‘방송국 점령작전’ 두 가지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앞으로 ‘대운하를 파자’ ‘독도가 우리 땅?’ ‘역사를 뒤집어라’ ‘주식에 투자해서 부자 되세요’ 등의 게임이 추가로 발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누리꾼들은 ‘대박 상품’이라며 제품 특징에 살을 붙였다. “권장가는 7만4천7백원.”(‘lo*i’) “AS는 명박산성에서.”(MB**)

명텐도 MB에 장착할 새로운 게임도 속속 등장했다. ‘영어 학습 프로그램 어린쥐’ ‘명탐정 가카, 미네르바를 찾아라’ ‘짜고 치는 MB 고스톱’…. 본체 업그레이드 버전인 ‘명텐도 MB 2nd Edition’은 ‘국민이 백날 떠들어도 절대 못 듣는 매력을 반영해 음성 입력이 가능한 내장 마이크 제거, 삽질 경제 철학을 반영한 전용 터치 삽 전격 적용’ 등이 특징이란다.

명텐도 MB가 실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등장하기도 했다. 누리꾼 ‘반**정대’는 한 쇼핑몰에 지난 2월7일 명텐도 MB를 시작가 1천원에 경매를 부쳐 최종 낙찰자에게 사은품으로 삽을 무료로 배송하겠다고 밝혔다. ‘명박도’로 유명해진 블로거 ‘MP4/13’도 ‘닌텐도 Wii(위)는 가라! 명텐도 Gii(쥐)가 왔다’며 패러디 버전을 공개했다. 그는 ‘명텐도 Gii’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스카이다이빙 투 공기업’ ‘미네르바 헌터’ ‘떼쟁이 크래프트’ ‘촛불 해저드’ 등을 소개했다.

박종찬 기자 한겨레 방송콘텐츠센터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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