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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와 ‘미네르박’, 누구 말이 더 맞을까?
‘사이버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의 경제 예언이 누리꾼 사이에 열광적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현실 세계의 대통령도 ‘예언’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월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간담회 자리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IMF 때 한국에 가서 주식 사고 부동산 사고 해서 큰 부자 된 사람을 봤다”고 경험담도 털어놨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안갯속 경제 상황에서 터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과 너무 아득한 거리 때문에 ‘예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누리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미네르박’이라고 부르며 그의 ‘경제 예언’을 놓고 무성한 뒷말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미네르바와 달리 미네르박은 수많은 안티팬을 양산하고 있다. “지금 로또 사면 내년에 당첨된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김용대) “BBK 동영상을 보는 듯하다.”(sun)
블로거 ‘일상다반사’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통령 당선 뒤 주가지수 3천에 도달한다’고 말한 것을 믿고 주식에 투자했다 쪽박을 차게 됐다”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의 블로그에는 위로의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현재까지 10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그의 블로그를 다녀갔다.
미네르박이 화제가 되면서 새로운 이름짓기 놀이도 한창이다. 미네르박 대신 ‘쥐네르박’ ‘이네르바’ ‘명네르바’라고 불리기도 하고, 어떤 누리꾼은 “적중률 0%의 예언가의 이름으로 ‘무뇌르박’이 제격”이라고 딴죽을 걸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경제 발언에 대한 반응은 비판과 냉소, 조롱 사이를 오가며 인터넷에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그러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1월26일 “이 대통령의 주식 발언은 ‘지금 당장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는 전제를 달고 (원칙적인)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의 해명은 오히려 새로운 댓글놀이를 탄생시켰다. “공업용 재봉틀 어디서 팔지요? 입을 막아버리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원칙이 그렇다고요.”(재봉사) “탄핵하면 1년 내 선진국 된다. 그렇다고 탄핵하라는 소리는 아니고 원칙이 그렇다는 말씀.”(대승단결)
한편, 보수 신문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대통령 입이 너무 가벼운 것 같다’는 논조의 기사를 쓴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자기들만 부자 되려고 했는데 입 싸게 고급 정보 흘려서 천민들이 전셋돈 빼서 주식 살까봐 미리 차단한다”고 비아냥거렸다.
허재현 기자 한겨레 취재영상팀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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