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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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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간다


부안 등룡마을·변산공동체의 ‘에너지 자립’, 진안에서는 펠릿보일러, 목포의 아파트선 태양광 발전…
등록 2008-11-28 01:34 수정 2020-05-02 19:25

우리나라 곳곳에는 직접 ‘에너지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있다. 자원 고갈의 시대에 대처하는 첨단의 삶을 살고 있다. 태양, 바람, 지열, 볏짚, 가축 분뇨 등에서 다양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얻는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을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에 유채밭. 수확한 유채씨를 짜내 기름을 얻어 대안 에너지 원료로 삼고 있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에 유채밭. 수확한 유채씨를 짜내 기름을 얻어 대안 에너지 원료로 삼고 있다.

잊을 수 없는 말 “거긴 전기 안 쓰냐?”

2003년 전북 부안군을 물들인 것은 핵폐기장을 반대하는 노란 깃발이었다. 2008년엔 유채가 부안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바이오디젤의 연료다. “부안 주민들은 전기를 안 쓰냐?”는 말을 부안 주민들은 잊을 수 없다.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할 때 들은 이야기다. 그 말을 잊지 않고 가슴에 담아두었던 주민들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농부가 됐다. 그중에서도 부안군 하서면의 등룡마을과 변산공동체는 에너지 자립을 꿈꾼다. 부안에서 새로운 에너지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11월 부안군 들판에는 유채가 싹을 틔워 자라고 있다. 유채는 기름을 짜내 식용과 연료로 쓴다. 올해로 유채 농사를 지은 지 3년째다. 첫해에 88ha(88만m²)에 유채를 심었는데, 수확용 콤바인 부족으로 생각보다 많이 수확하진 못했다. 지난해에는 500ha에 심었지만 가을에 내린 잦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도 가뭄으로 고생했지만 유채는 땅을 뚫고 나와 잘 자라주었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은 그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옮겨 개인 홈페이지(localenergy.greenkorea.org)에 소개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바이오디젤(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바이오연료)로 발전기를 돌려 가축 분뇨를 유기 퇴비로 만들어 쓴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 퇴비로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자원순환형’ 농법이다. 부안군 주산면 지역모임인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원래 더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옛 산업자원부)의 반대로 막판에 좌절되긴 했지만, 지역에서 생산한 유채 기름을 학교 급식용으로 제공하고, 폐식용유를 수거해 학교 버스 연료로 사용할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부안 주민들은 유채에서 시작된 대안 에너지 농사의 꿈을 계속 확장해갈 생각이다.

변산해수욕장 근처에 자리잡은 부안군 변산공동체 마을에서는 소형 풍력발전기가 골바람을 받아 쌩쌩 돌아가고 있다. 지붕 위의 풍력발전기는 500W짜리다. 바람이 초속 11m 이상 불면 1kW도 생산할 수 있다. 풍력발전기 옆에는 지난 2006년 공동체 식구들이 십시일반 투자해 설치한 부안 시민발전소 4호기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핵폐기장 주민투표가 끝난 2005년, 부안에서는 문규현 신부와 김인경 교무가 중심이 되어 국내 처음으로 주민들이 출자한 시민발전소가 세워졌다. 이후 생태학교 ‘생명평화마중물’, 원불교 부안 교당, 부안 성당 등에 햇빛발전소 1·2·3호기가 차례로 들어섰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1kWh당 716.4원에 한전에 판매되고 있다. 김희정 변산공동체 대표는 “‘정말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느냐?’고 반신반의하던 주민들도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신기해했다”고 말한다.

공동체 식당 건물의 난방에는 진공관식 태양열 온수기가 쓰인다. 낮 동안의 난방은 태양열 온수기가 책임진다. 학교 기숙사도 에너지 자립 건물로 짓고 있다. 건물은 볏짚으로 틀을 잡고 외벽에 황토를 발라 만든 ‘스트로베일 하우스’(육면체로 압축한 볏짚으로 만든 집)다. 벽 두께만 30cm여서 열이 새나가지 않는다. 난방은 열효율이 높은 온돌로 할 참이다. 소형 풍력발전기와 자전거 발전기는 이미 설치했고, 지붕 위에는 1kW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공동체에서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전자제품을 많이 쓰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자급할 수 있다. 스트로베일 하우스도 자전거 발전기도 풍력발전기도 모두 공동체 식구들이 손수 만들었다. 자전거 발전기는 보통 사람이 돌리면 시간당 200W가 생산된다. 자전거 페달을 1시간 정도 밟으면 선풍기 한 대를 4시간 동안 돌릴 수 있고, 세탁기를 1시간 이상 쓸 수 있으며, 1인용 전기장판을 1시간 정도 켤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

전북 무주군 푸른꿈고등학교에 설치된 자전거 발전기.

전북 무주군 푸른꿈고등학교에 설치된 자전거 발전기.

총 에너지 50%를 재생 에너지로

변산공동체에서 15분 정도 차를 달리면 등룡마을이 나온다. 30여 가구 5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작은 마을에 ‘부안시민발전소’ ‘생태학교 시선’ ‘한겨레 초록마을’ 등이 모두 들어서 있다. 등룡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마을의 총에너지 50%를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메탄·에탄올 등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생물·미생물 자원) 등으로 대체하는 에너지 자립마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자립을 선언한 등룡마을이 중점을 두는 것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등이다. 올해에는 부안시민발전소, 녹색연합,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마을 에너지 소비 10% 줄이기를 진행하고 있다. 집집마다 사용하는 전기량을 기록하고,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교체하고, 멀티탭으로 대기 전력을 차단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주민들과 ‘등룡마을 에너지 자립 선포 음악회’를 열었고, 봄이 되면 주민들은 인근의 재생 가능 에너지 시설 답사를 다녀올 작정이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가정용 전기의 60%는 마을 안에서 생산해낸다. 등룡마을에 설치된 시민 햇빛발전소만 해도 시간당 36kW를 생산한다.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매달 260여만원의 수익을 얻어 투자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생태학교 시선은 지열 냉난방을 한다. 35RT(지열 냉난방의 단위)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설치해 300~400평 규모의 교육관, 가정집 등 4채의 건물에 냉난방을 공급한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은 가축 분뇨를 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인근의 돼지·소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로 메탄을 만들어 열도 내고 발전도 할 수 있는 소형 열병합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소장은 ‘새로운 대안을 꿈꾸는 부안의 에너지 농부’로 선정돼, 올해 아름다운재단이 주는 ‘아름다운 사람’상을 받게 된다. 상금 300만원은 등룡마을 한겨레 초록마을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올리는 데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주민들과 함께 등룡마을의 에너지 자립을 일궈나가길 꿈꾼다.(등룡마을 홈페이지 참조 localenergy.greenkorea.org)

농촌 지역의 에너지 해법이 절실한 데는 난방 문제도 있다.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광고다. 그런데 지금 농촌은 보일러가 아니라 비싼 기름값 때문에 시름에 잠겼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에서는 저소득층이 쓰는 등유가 중산층이 쓰는 도시가스보다 비싸다. 도시가스 인프라 구축이 힘든 농어촌은 도시가스에 비해 2배 정도 비싼 등유로 난방을 해야 한다.

보일러 놔드려도 시름 쌓이는데…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전북 진안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0월 23일, 전북 진안 임업기능인 훈련원 숙소에 국산 펠릿 연료가 배달됐다. 500kg짜리 부대에 담긴 원통형 나무 펠릿이 창고에 쌓였다. 펠릿은 나무 조각을 톱밥보다 미세하게 분쇄해 압축한 나무 연료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부피가 작기 때문에 운송과 저장이 쉽고 연소 효율이 높다. 땔나무 보일러와 달리 연료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고, 연소율이 95%에 달해 재가 적게 나온다. 훈련원에는 방이 23개 있는데, 주말을 제외하고는 겨울 내내 난방과 온수를 써야 한다. 기름값만 1년에 5천만원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 2월 기름보일러를 펠릿보일러로 교체한 뒤, 연료 비용이 1200만원으로 줄었다. 1년 만에 보일러 교체 부담 비용 3천만원을 회수한 셈이다. 등유 1ℓ(1500원)와 나무 펠릿 2kg(600원)은 동일한 열량을 내는데, 펠릿의 비용은 등유의 3분의 1 수준이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지어진 ‘해비타트’ 주택 지붕 위에 태양광 전지판이 달려 있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지어진 ‘해비타트’ 주택 지붕 위에 태양광 전지판이 달려 있다.

이근태 전북 진안 임업기능인 훈련원 원장은 “산림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만 마련된다면, 고유가와 기후변화 시대에 간벌재와 폐목을 이용한 펠릿은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말한다. 훈련원에서 사용하는 펠릿은 인근 지역인 군산의 제재소에서 나온 알톱밥 부산물로 생산한 것이다. 펠릿을 생산해내는 (주)건조기술의 조문현 이사는 “가정용 펠릿보일러가 많이 보급되면서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전한다.

최근에는 소형 펠릿 생산 기계도 제작됐다. 농업 부산물인 볏짚, 옥수숫대, 왕겨, 버섯 재배 뒤 남는 나무, 심지어 돼지똥 고형분에 왕겨를 섞은 것 등을 바이오 펠릿으로 만들어 난방 연료로 쓸 수 있다. 농업 부산물이 충분하고 소형 펠릿 제조기의 기술적 안정성만 담보된다면 마을 단위로 펠릿을 생산해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형 펠릿 제조기는 시간당 100kg의 펠릿을 만들 수 있다.

마침 ‘함께일하는재단’(옛 실업극복국민재단)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강원도에 나무 펠릿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강원도에는 간벌목과 폐목 자원이 풍부하다. 강원 남부 폐광 지역을 친환경 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지역발전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함께일하는재단은 올해 공공시설과 저소득 가정에 시범으로 나무펠릿보일러 보급 사업도 펼쳤다. 연간 1만4천t을 생산하는 펠릿공장을 가동하면, 보일러 보급과 임산물 수집 인원을 제외해도 57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나무 펠릿으로 에너지 자립, 복지, 일자리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공용 전기료가 0원인 아파트

윤광용 함께일하는재단 과장은 “시설원예에 사용하는 면세유를 나무 펠릿보일러로 교체하면 연간 54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이오매스 펠릿은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연료이자 지역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바이오매스 자원은 자연에서 재생산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사용한다면, 농촌 지역 난방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몫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실험을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도시에는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서 풍력발전기 설치가 여의치 않다. 땅값이 비싸 대체 에너지 생산시설이 들어서기 까다롭고, 농촌처럼 바이오매스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전남 목포 옥암 푸르지오아파트는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아파트 주민들(550세대)은 입주 이후 한 번도 공용 전기료를 납부한 적이 없다. 엘리베이터, 계단과 주차장 조명, 단지 내 가로등과 같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전기를 태양이 만들기 때문이다. 옥상에 화려한 조명등을 설치하는 최근의 에너지 과소비 아파트와는 확실히 구별된다.

‘사랑의집짓기 운동’으로 조성된 충남 아산시 도고면 해비타트는 28개동 104세대의 지붕 위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했다. 해비타트는 집짓기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저소득층의 자립을 돕는 운동이다. “많이 써봤자 1만원, 적게 나오면 200원, 마이너스로 나온 적도 있어요. 저희는 다섯 식구인데 태양광이 없었다면 전기료가 4만~5만원은 나왔을 거예요. 태양광 덕을 톡톡히 보는 거지요.” 입주민 이준숙씨의 이야기다. 저소득층일수록 생활비에서 에너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서 해비타트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는 더욱 소중하다. 도시에서도 넓은 지붕을 가진 교회나 성당 건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에 자리잡은 청파교회도 교회 지붕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나무 조각을 미세하게 분쇄한 뒤 압축해 대체 연로로 쓰는 펠릿.

나무 조각을 미세하게 분쇄한 뒤 압축해 대체 연로로 쓰는 펠릿.

도시에서 유채를 재배할 수는 없지만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해 폐식용유를 모을 수는 있다. 지난 9월 서울 강동구는 한산중학교와 ‘폐식용유 바이오디젤 자원순환학교 만들기’ 협약을 맺고, 매월 네 번째 금요일에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있다. 강동구청은 이렇게 모은 폐식용유로 강동구청 청소차량의 연료로 사용한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왜 폐식용유를 모아야 하는지 설득해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캠페인 스티커를 붙이는 일로 지역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학생들이랑 바이오디젤 생산공장 견학도 다녀왔어요.” 정인화 강동구청 청소행정과 팀장의 말이다. 강동구청은 ‘BD20’(바이오디젤 20% 함유)을 청소차에 쓰고 있다. 청소차량 운전자들은 배기가스가 덜 맵다며 반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시는 시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만으로 버스 140여 대를 운행하고 있다.

대형 할인마트에 총 69가지 절감 기술

그러나 도시에서는 생산보다 소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의 절반 정도가 수도권에서 소비된다. 수도권에는 대형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가 드물다. 원자력발전소는 울진·고리·월성·영광에, 대형 화력발전소는 서산·태안·당진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대형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송전탑을 통해 수도권으로 송전된다. 수도권에 사용되는 전력 생산을 위해 다른 지역이 환경적·사회적 피해를 입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절전소’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전기를 덜 쓰는 것만으로도 대형 발전소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경기 부천시에 문을 연 한 대형 할인마트(홈플러스 여월점)는 에너지효율 기술의 전시장이다. 태양광 발전기, 풍력 터빈,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형광등 밝기 조절 시스템, 빗물 사용 화장실 등 현재까지 국내외에 소개된 69가지 에너지 절감 기술이 총동원됐다. ‘그린 스토어’는 기존 점포보다 이산화탄소(CO2)는 50% 이상(약 4053CO2t), 에너지는 4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점포 안에는 물 안 쓰는 소변기, 자연 채광, 단열, 자동 대기전력 차단장치 등을 설치하고, 고객에게도 이런 사항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자전거를 타고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준다. 기존 점포 건축 비용의 10%에 해당하는 40억원가량을 더 투자했지만, 그 비용은 앞으로 8년 내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이건 도시건 ‘에너지 농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자원 빈국임에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0위를 달린다. 언제까지 에너지를 외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미래 에너지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야 하고, 지구 어디서든 공평하게 나눠쓸 수 있어야 하며, 고갈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고민을 풀어낼 실마리를 품고 있는 곳이 ‘마을’이고 ‘지역’이다. 우리 동네에서 에너지 농사를 짓는 일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글·사진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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