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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일회용’ 사회 끝내고 ‘재사용’ 사회로

등록 2021-01-12 01:54 수정 2021-06-21 07:19

“2021년이 기대되는 기사네요.”

제1344호 표지이야기를 취재에 도움을 준 환경단체 관계자에게 보냈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빙고! 기사를 쓰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기사 내용 그대로 실천이 활발히 이뤄지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일회용 사회’를 마감하고 2021년은 ‘재사용 사회’의 원년이 되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새해엔 카페에서 일회용컵 대신 재사용컵을, 배달음식점에서 일회용 그릇 대신 재사용 그릇을 쓰며, 각종 화장품·목욕용품·세제 등에서 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쓰는 문화가 널리 퍼지면 참 좋겠습니다.

2018년 중국이 폐기물 수입 중단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쓰레기 대란이 이어집니다. 코로나19의 공습은 이 문제를 더욱 키웠습니다. 쓰레기 기사를 쓰기로 결정한 뒤 저는 쓰레기산,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소각장·매립지 등 쓰레기 문제와 더불어 생활 속 플라스틱·일회용 줄이기 체험, 쓰레기 열사 등을 다룬 기사를 두루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전문가와 활동가를 취재했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쓰레기 배출 자체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개인이나 가정뿐 아니라 상품 생산과 유통을 맡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용도 외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할 정부의 몫도 있습니다.

기사 댓글 가운데 반가운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죠. 편한 것만 찾다 이 지경이 됐으니 모두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할 때죠.” “전보다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우리의 10년, 20년, 그 이후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조금씩 습관 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기사 취지와 싱크로율 100%인 댓글들입니다.

다만 ‘일회용 사회’에서 ‘재사용 사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면 불편함과 더불어 ‘위생’을 세심하게 챙겨야 합니다. 정해진 장소에 반납해야 하는 재사용 생활은 쓰고 버리는 일회용 생활보다 불편합니다. 반납 장소를 늘리거나, 일회용과 견줘 기능이나 재질이 더 좋은 재사용 용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재사용 용품을 수거하고 세척·살균·소독해 다시 카페와 음식점에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 니다.

한발 한발 내딛다보면 재사용이 ‘당연한’ 사회가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2021년이 기대됩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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