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내 님은 어디에 있나….” 노랫말은 (이하 )에 정기 또는 일시 후원해주는 후원 독자분들이 계신 곳을 말해줍니다. 노래는 후원자가 사는 곳을 다 담지 못합니다. 도시에도, 촌에도, 바닷가에도, 산에도, 섬에도 후원자가 계십니다. 그 가운데 후원자의 주소로 학교를 적어 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모두 다 연락이 닿지 않았으나, 아마도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이나 교직원으로 짐작됩니다.
주소란에 학교 이름을 적은 후원자가 계셔 연락해봤습니다. 실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고등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은 김연석(33) 선생님이었습니다. 을 정기 구독하면서 정기 후원도 하는 독자분입니다. 가르치는 과목이 과학이어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을 얘기할 기회가 적다는 김 선생님은, 교실 게시판 9곳 가운데 2곳을 ‘과학’ ‘사회’ 뉴스난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뉴스를 통해 쉽지만 깊이 있게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합니다.
과학 뉴스난은 김 선생님이, 사회 뉴스난은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인상 깊게 읽은 기사를 붙여놓습니다. 김 선생님은 학생들이 최근 게시판에 붙인 기사들이 주로 교육 불평등과 관련된 것이라고 기자에게 귀띔해줬습니다. 김 선생님은 을 다 읽고 나면 많은 학생이 읽을 수 있게 교실에다 일부러 을 비치해놓습니다. “요새 시간이 없어 8월 치 잡지를 여태 읽고 있다”며 김 선생님은 머쓱해했지만 제1239호 표지 ‘원전만 살고 지역은 죽었다’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꼽았습니다.
경기도 오산시 한 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경태(38) 선생님은 고정 꼭지 ‘뉴스룸에서’를 통해 제1269호 표지 ‘공장이 떠나간 도시’와 제1271호 표지 ‘부서진 질서, 무너진 삶’을 교양과목 수업 때 자료로 활용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신 정기 후원 독자입니다. 수학을 가르치는 김 선생님은 학생들이 졸리고 피곤해하면 에서 재밌게 읽은 기사를 보따리 풀듯 하나씩 이야기한답니다. 제1265호 표지 ‘플라스틱 로드’도 그의 이야기 보따리에서 최근 꺼낸 기사였습니다.
두 김 선생님은 가르치는 과목은 달라도 에 바라는 기대는 꼭 닮아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기사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써달라”였습니다. 교육 불평등, 공교육 정상화 같은 교육 문제뿐만 아니라 과학을, 수학에 사회문제를 접목한 기사도 주문했습니다. 언젠가 두 김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열띤 토론을 벌일 수 있는 탐사, 심층, 기획 보도로 후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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