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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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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공감’이 필요해

등록 2016-10-04 09:50 수정 2020-05-02 19:28

아이가 아프다. 이제 겨우 3살. 엄마가 미혼모라는 이유로, 아이는 대구의 한 가정으로 ‘예비 입양’ 보내졌다. 입양 넉 달 뒤 아이는 저나트륨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그로부터 석 달 뒤인 지난 7월, 아이는 다시 응급실행.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로부터 다시 2주 뒤 법원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예비 입양 부모에게 입양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라미 변호사는 입양 가정의 아동학대를 공론화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10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긴급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아동, 이주여성, 난민, 비정규직…. 소라미 변호사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공감’은 공익인권법재단인 만큼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 ‘공감’은 지면에도 종종 취재원으로 등장한다. 취재원일 때보다 독자로 인터뷰하기가 더 힘들었다. “날라리 독자”라며 극구 사양하는 소라미 변호사를 단박인터뷰 지면에 초대했다. 아, 물론(!) 인터뷰 성사 과정에서 김영란법에 저촉될 일은 없었다.

소라미 변호사(맨 앞줄 오른쪽)가 지난해 퀴어문화 축제 때 ‘공감’ 변호사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찍은 사진. ‘공감’은 성소수자, 이주여성, 아동 등의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루는 공익인권법단체다. 소라미 제공

소라미 변호사(맨 앞줄 오른쪽)가 지난해 퀴어문화 축제 때 ‘공감’ 변호사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찍은 사진. ‘공감’은 성소수자, 이주여성, 아동 등의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루는 공익인권법단체다. 소라미 제공

정기구독은 언제부터 했나.

예전에 하다가 잠시 구독을 중단했는데, 안수찬 편집장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정기구독을 간곡히 부탁해서 다시 보게 됐다. 편집장 때문은 아니고 (웃음) 요즘 언론 환경이 너무 엉망진창이고 이 어렵다고 하니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주로 어떤 기사를 눈여겨보나.

사실 정치·사회 뉴스는 신문도 그렇고, 주간지도 제목 정도만 본다. 뉴스를 보면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져서 언제부터인지 잘 안 보게 됐다. 그래도 심층취재 뉴스는 계속 좇아가면서 읽는 편이다. ‘레드’부터 뒷부분에 이어지는 지면을 좋아한다. 특히 출판면 책들은 메모해놨다가 책 살 때 참고한다. 실생활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일상적인 이야기도 좋아한다. 육아 칼럼과 얼마 전에 시작한 홍석재 기자가 쓰는 ‘월급쟁이의 집짓기’ 칼럼도 재밌게 읽고 있다. 집짓기 칼럼은 개인적 로망을 대리 충족하리란 기대가 크다. 전원주택을 짓고 싶은데 출퇴근 거리나 아이와 보낼 시간 등을 따져보니 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더라. 문화면을 더 알차게 채워줬으면 한다.

인권 기사는 어떻게 평가하나. 전통적으로 이 청소년, 성소수자, 병역거부자, 이주민 등 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요즘 기사가 좀 뜸해진 것 같진 않나.

그런 것 같긴 하다. ‘공감’에서 하는 일도 덜 소개되는 것 같고. (웃음) 의 문제라기보단 그런 생각이 든다.

‘공감’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데 처음엔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주여성·난민·장애인 같은 주제가 새롭고 신선했다. ‘공익변호사’라는 존재 자체도 새로웠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슈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언론의 호응이나 우리 활동의 파급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또 한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다.

‘공감’이 지난해 경영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다.

연말에 저인망식으로 열심히 호소해서 정기후원이 꽤 늘었다. 일단 적자는 면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후원과 모금을 어떻게 계속할지 항상 과제다. 8명의 공익변호사와 3명의 간사를 먹여살려야 하니까.

비슷한 고민 중인 과 ‘공감’이 윈윈할 방법을 찾아보자. (웃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기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사무실도 기자 접촉이 많진 않은 편이다. 그런데 일을 할수록 언론과 함께 어떻게 호흡할지 고민되긴 한다. 우리 활동이 법과 제도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건데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해줘야 하고 그러려면 언론과 같이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랑 ‘공감’이랑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겠다. (웃음)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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