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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4-19 10:32 수정 2020-05-02 19:28
‘6시 내 총선’, 보셨나요?
박승화 기자

박승화 기자

‘시작은 재밌었으나, 끝은 더 재밌었다.’ 이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한 개표방송을 감히 ‘셀프 평가’해보자면 그렇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론의 선거 보도 양상은 계속 달라져왔습니다. 짐짓 점잖은 척 개표 결과를 보여주는 것만으론 더 이상 ‘버즈’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SNS에서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디지털 전략’이 선거 보도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은 방송사들만큼 ‘물량’을 투입할 수 없고, 신문사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기도 어려운 작은 매체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바다 건너 멕시코에서 봉기했던 사파티스타의 지도자 마르코스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 의 총선 개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6시 내 총선’(이 작명은 정환봉 기자의 작품입니다)은 그렇게 기획됐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건 그것보다 더 떠든다.’

총 3부로 진행된 ‘6시 내 총선’은 딱히 셈을 해볼 필요도 없는 적은 인원(디지털팀 4명)으로 전국에 걸친 방대한 선거를 낱낱이 분석한다는 무모한 방송이었습니다. 1부 ‘예측한 대로’는 출구조사 결과에 기반해 민심의 향방을 짚었고, 2부 ‘팔도 선거 배틀’은 전·현직 정치 담당 기자들(송호진, 서보미, 하어영, 안수찬, 김완)과 1인 미디어를 운영 중인 의 국범근 ‘최고 존엄’이 함께했습니다. 3부 ‘언제쯤 정치를 다 알까요’는 야대여소라는 뜻밖의 결과가 나온 총선에서 정국의 키를 쥐게 된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의 향후 행보를 논했습니다.

육아휴직 중에 심야 외출을 감행한 송채경화 기자가 자리를 빛내주었고, 국범근씨는 감추고 있던 성대모사 재능을 뽐내 방송을 초토화했습니다. ‘치맥’도 먹고, 칵테일 맥주도 마시며 진행했습니다.

의 총선 개표방송의 페이스북 도달률(4월13~14일)은 약 66만 명, 노출은 100만 명에 달했습니다(게시물 합산 4월15일 저녁 기준). 매체비평지 은 ‘‘약빤 방송’ 디지털 카드 꺼낸 언론의 총선 보도’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개표방송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도 아닌 회의실에서 진행된 열악함, 변변한 그래픽도 없이 오로지 손으로 자료를 찾아 띄운 원시적 접근, HD급 화질은커녕 끊기기까지 했던 불안정한 접속을 딛고 시청해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 초심, 완숙하지 않음이 만들어내는 뜻밖의 새로움을 잊지 않는 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또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떠들겠습니다. 독자가 무엇을 상상하건 그것보다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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