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뉴노멀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 1천만원?

제1423호
등록 : 2022-07-22 03:08 수정 : 2022-07-22 10:48

크게 작게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22년 7월19일 국회에서 열린 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진과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고 쓰인 패러디 이미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전국의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 의문의 1패!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이기도 한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아무개씨가 별정직인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권 원내대표가 한 말 때문이다. 2022년 7월15일 권 원내대표는 해당 논란에 “내가 추천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잘 알던 사이다. (…)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며 “높은 자리도 아니고 행정요원 9급으로 들어갔는데 뭘 그거 가지고…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했다. 9급 공무원과 최저임금을 받으며 생계를 꾸리는 이들 모두의 마음을 한번에 할퀴었다. 이들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고, 패러디로 권 원내대표를 조롱하고 있다.

우씨가 채용된 대통령실 행정요원 자리는 별정직으로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 중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이야기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거나 전문성이 있다면 ‘어공’은 공무원 조직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권 원내대표의 태도와 발언이다. 일반직공무원시험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이들의 노력이 권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한순간에 ‘뭘 그거’가 됐다. 대통령실 행정요원 자리는 계약직 신분에도 일반직과 달리 처우나 향후 승진, 이직 기회가 폭넓게 열린다. 대통령실 근무는 ‘스펙’이 될 수 있다. 권 원내대표가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높은 자리도 아니”라고 한 것에 일반직 9급 공무원들의 사기는 팍팍 꺾인다. 생계를 위해 최저임금을 받으며 폭우와 폭염에도 일터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은 또 누가 달래줄까. 당장 최저임금 인상분인 시급 440원을 올려달라고 농성하는 청소노동자에게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어떻게 들릴까.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마저 떨어지니, 권 원내대표는 7월20일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소위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이제야 ‘정답’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권 원내대표의 패러디물은 계속 공유되고 포털 사이트에는 ‘공무원시험 합격은 1천만원’(우씨가 2021년 7월 윤석열 당시 대선 예비후보에게 1천만원을 후원해서) 같은 댓글이 달린다. 현 정부가 그렇게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은 어디로 갔을까.

이승준 <한겨레> 사회부 이슈팀장 gamja@hani.co.kr

*뉴노멀: 이주의 주요 뉴스 맥락을 주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코너로 <한겨레> 김규남, 이승준, 장수경 기자가 돌아가면서 씁니다.

*한겨레21 뉴스레터 <썸싱21> 구독하기

https://url.kr/7bfp6n

진실을 후원해주세요
용기를 가지고 끈질기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거둡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