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왜 성남시는 ‘초과 이익’ 2200억원을 환수하지 못했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어떻게 4천억 넘는 배당이익을 챙겨갈 수 있었나

제1382호
등록 : 2021-10-01 12:49 수정 : 2021-10-05 17:49

크게 작게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를 검찰이 2021년 9월29일 압수수색했다. 공동취재사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의 민관 공동 주택 개발 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여기에 투자한 특정금전신탁 ‘천화동인’을 두고 정치권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자본금 3억5천만원, 초기 사업비 350억원을 투자하고서 무려 4천억원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국민의힘 쪽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더불어민주당 쪽은 이 사업에 관여한 인물 상당수가 국민의힘과 가까운 인사들이라는 이유로 ‘국힘 게이트’라며 강하게 반격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도 본격화됐다. 앞서 불거진 윤석열 검찰 체제에서의 ‘고발 사주’ 의혹과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이 2022년 대선의 승패를 가르게 될 분위기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에 대해 사실 여부를 따져본다.

1. 화천대유는 누구 것인가?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자산관리회사(AMC)로 설립됐다. 언론인 출신의 김만배씨가 대주주이고, 이성문 변호사가 대표로 있다가 최근 사임했다. 화천대유의 고문·자문 역할로는 김씨의 지인이자 법조계 유명인이 대거 포진해 있다. 법조인으로는 권순일 전 대법관(양승태 제청·박근혜 임명, 이재명 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담당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김수남 전 검찰총장(박근혜 임명), 이경재 변호사(최순실 변호인)가 고문이고,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이재명 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담당 변호사, 국민의힘 추천 공수처장 후보)은 자문이다.

정치인으로는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경영인으로는 이현주 외환은행 전 부행장이 고문을 맡고 있다. 또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국회의원의 아들과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이 이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곽 의원의 아들은 올해 초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별도로 퇴직금도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인연이 있다. 이성문 변호사, 곽상도 의원은 김씨와 성균관대 동문이다. 또 다른 고문·자문들은 김씨가 오랫동안 법조계 출입기자로 일하며 만났던 “좋아하는 형님들”(2021년 9월27일 김만배씨 발언)이다.

김씨는 천화동인의 1호 투자자이기도 하다. 모두 7명인 천화동인 투자자 가운데 김씨 외에 그의 가족이나 지인이 3명이다. 천화동인은 에스케이(SK)증권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2. 이재명 지사는 화천대유와 어떤 관계가 있나?
화천대유와 이재명 지사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첫째는 김만배씨가 기자 시절이던 2014년 7월 재선에 성공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인터뷰한 일이다. 두 사람 사이에 친분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두 사람 모두 인터뷰 이후에는 서로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둘째는 이 지사와 화천대유 고문·자문과의 관계다. 2020년 7월 권순일 당시 대법관은 이재명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취지 파기 환송 의견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업적을 과장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2020년 7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찬우 변호사가 이 지사의 변호인 가운데 하나였다. 다만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대법원장이 제청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 4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도 가깝다.

셋째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의 이사인 이한성씨가 이화영 킨텍스 사장(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 국회의원이던 시절에 보좌관을 지냈다는 이유로, 이 지사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한성씨가 보좌관을 지낸 것은 17년 전인 2004년, 그것도 1년가량이었다.

3.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투자자)는 어떤 역할을 했나?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측근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2015년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함께할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는 틀을 짜고,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배당 방식 결정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3년 말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전략사업팀을 신설했고, 여기에 천화동인 4호 투자자인 남욱 변호사가 추천한 정아무개 변호사를 채용했다. 또한 개발로 발생하는 초과 이익 배분에 관련한 내용을 사업 협약에 포함하지 않는 등 유 전 본부장의 결정을 둘러싸고 여러 의문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최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사업자가 거액의 배당이익을 챙긴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처음에 설계할 때는 그 정도로 (이익이) 남을 거라 예상을 못했다. (집값이 폭등한) 이 상황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남욱 변호사는 2010년께부터 오랫동안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전해왔다. 그는 당시 민간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했고, 이 일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5년엔 김만배씨와 손을 잡고 다시 대장동 민관 공동 개발에 나서 결국 이를 성사시켰다.

남 변호사는 대학 후배인 정 변호사를 유 전 본부장에게 소개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에서 투자사업파트장을 맡게 했다. 정 변호사는 2021년 1월 유 전 본부장과 유원홀딩스라는 회사를 차려 동업해왔다. 정 변호사는 양쪽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 보인다. 또 천화동인 5호와 6호 투자자인 정영학 회계사와 조아무개 변호사도 남 변호사가 대표를 맡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에서 함께 일해온 사람들이다.

4. 애초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이 얼마나 날 것으로 설계했나?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컨소시엄(화천대유 참여)의 사업 협약 내용은 아직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2015년 6월 사업 협약을 맺을 때, 사업 배당이익 1822억원과 주택 인근 부대시설인 제1공단 터에 대한 공원 조성비 2561억원 등 4383억원을 하나은행 컨소시엄(실질적으로 화천대유)이 모두 부담하기로 사업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이다.

이재명 캠프의 송평수 대변인(변호사)은 “애초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추정한 배당이익은 3595억원이었고, 여기서 성남시가 1822억원(50.7%), 화천대유가 1773억원(49.3%)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여기에 제1공단 터 공원 조성비 2561억원을 더하면 전체 6156억원 가운데 4383억원(71.2%)을 성남시가 가져가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5. 현재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은 얼마가 났고, 성남시와 화천대유는 각각 얼마씩 가져갔나?
이와 관련해선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계산법과 민간 사업자의 기부(채납)까지 포함한 계산법이 있다. 먼저 배당금을 기준으로 하면, 2019~2021년 모두 5903억원의 배당이익이 발생했다. 이것은 애초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추정한 배당이익의 1.6배다. 이 가운데 성남시가 1830억원(31.0%), 화천대유가 577억원(9.8%), 천화동인 1~7호(SK증권을 통해 투자)가 3463억원(58.7%), 금융기관이 32억원(0.5%)을 가져갔다. 결국 배당금을 기준으로는 성남시가 31.0%,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합쳐서 68.5%(4040억원)를 가져간 것이다. 민간 사업자가 성남시보다 2배 이상 가져갔다.

이 지사 쪽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간 배당이익에 더해, 제1공단 터 공원 조성비 2561억원과 지하 주차장 건설비 200억원, 북쪽 터널과 배수지 건설비 920억원 등 민간 사업자가 무상으로 부담한 3681억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지사 캠프 쪽은 “공원 조성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는 완전히 별개의 사업이고, 북쪽 터널 등은 애초 사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2017년 3월 추가했다. 모두 이익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발생한 전체 이익은 9575억원이고, 이 가운데 성남시가 5503억원(57.5%),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합쳐서 4040억원(42.2%), 금융기관 32억원(0.3%)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배당금을 기준으로는 공공과 민간이 3 대 7, 기부를 포함하면 6 대 4 정도의 이익을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밖에 화천대유는 민영주택용지 출자자 우선공급제도에 따라 수의 계약으로 대장동 15개 블록 가운데 5개 블록의 사업 시행권을 확보했다. 화천대유는 이 공동주택 분양 사업을 통해서도 4천억원가량 이익을 추가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대장동 개발 사업 전체 이익은 8천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6. 부동산값이 폭등했는데, 왜 성남시는 초과 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나?
이 사업이 한창 진행된 2015~2018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2015년 3.3㎡에 1100만원 정도로 예상됐던 대장동 아파트 분양가는 2019년 6월 분양 때는 3.3㎡에 2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2015년 협약 때 1773억원으로 예상된 민간 사업자의 배당이익도 2021년 4040억원으로 2200억원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성남시의 배당이익은 2015년 협약 때 정한 1822억원보다 8억원 많은 1830억원이었다. 성남시는 보통주보다 이익을 앞서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보유했지만, 민간 사업자는 위험 부담이 높은 보통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일정한 액수 이상의 초과 수익이 발생하면, 초과 수익은 모두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의 수익이 된다.

분양가가 2배로 치솟았는데도 성남시가 추가 배당금을 받지 못한 것은 사업 협약에 초과 이익 배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고정된 금액의 우선 배당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나중에 초과 이익이 생겨도 가져올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현덕지구 개발 사업은 대장동 사업과 유사한 민관 공동 사업인데, 초과 이익 환수 방안이 협약에 포함돼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 사업에서 실제 분양가는 애초 예상된 분양가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으므로 통상 초과 이익이나 초과 손실에 대한 내용을 협약에 포함한다. 그것이 포함됐다면 민간 사업자가 초과 이익을 이렇게 독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