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모니터링팀과 함께 9월23일 한라산 구상나무 집단 고사 지역을 찾았다. 한라산 진달래밭 대피소(해발 1500m) 헬리콥터 착륙장에 내려 백록담 정상을 향했다. 카메라와 장비를 짊어지고 30여 분 산행 끝에 해발 1700m 높이에 오르자, 사철 푸른 잎을 자랑하던 구상나무들이 온통 하얗게 말라 죽어 있다. 가지가 원뿔 모양으로 자라는 구상나무는 유럽에선 한국 전나무로 부르며 크리스마스트리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다. 한라산·지리산 등 우리나라 고산지역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급격히 수가 줄고 있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구상나무의 고사는 기온 상승에 따른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가뭄 등 수분 부족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같은 산에서도 지형과 토양층의 영향을 받는다. 산림청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팀, 녹색연합 조사팀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를 포함한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왔다. 전국에서 500개 지점을 골라 2년에 한 차례씩 나무의 생육 상태, 주변 환경과 어린나무(치수) 발생 현황, 고사목의 변화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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