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모든 해고 금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케이오 정리해고 중단”이란 팻말을 든 노동자들이 서울 종각역 3-1 출구 앞에 섰다. 그 뒤편에 금호아시아나 사옥이 버티고 있다. 아시아나케이오(KO)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에 운송 지원 서비스를 하는 아시아나에어포트의 하청업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케이오 지분 100%를 소유한다. 기내 청소와 수하물 분류를 하는 이 회사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객기 편수가 급감한 탓에 일감이 줄었다. 3월 노사협의회는 4월부터 9월까지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사흘 만에 회사는 일방적으로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를 꺼내들었다.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한 것이다. 결국 강압에 못 이겨 100명이 희망퇴직하고, 360여 명이 동의서에 서명했다. 무급휴직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무기계약 노동자 8명은 5월11일 정리해고됐다. 대신 무급휴직서에 서명한 노동자 가운데 160명을 임의로 골라내 회사는 최소한의 일을 한다.
해고노동자 6명이 5월15일부터 금호아시아나 사옥 앞에 천막을 치고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종로구청은 자꾸 천막을 걷어낸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지막 몸부림마저도 ‘감염병 관리’라는 명분으로 짓밟힌다. 약자부터 무너뜨리는 재난 앞에서 저임금·불안정 고용 노동자들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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