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강남 서민 아파트의 퇴장

주민 떠나고 재건축 기다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
등록 2019-11-16 06:53 수정 2020-05-02 22:17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의 밤 풍경. 1982년 분양된 5040가구의 저층 대단지 아파트였다. 올해 초 재건축을 앞두고 주민들이 모두 떠나 불빛이 없다. 멀리 예전 시영아파트 자리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이 마무리돼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의 밤 풍경. 1982년 분양된 5040가구의 저층 대단지 아파트였다. 올해 초 재건축을 앞두고 주민들이 모두 떠나 불빛이 없다. 멀리 예전 시영아파트 자리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이 마무리돼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서민 아파트인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가 곧 사라진다. 강남 아파트는 욕망의 상징이지만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1980년대 초반 주택난 완화를 위해 대규모 개발로 지은 서민 아파트 단지다. 1982년 5층 국민주택 규모인 1~4단지가 분양됐다. 주공아파트 1단지는 5층 높이 124개동 5040가구로, 36㎡와 59㎡의 작은 평형으로 구성됐다. 처음엔 개별 연탄 난방이었지만 이후 도시가스 난방으로 바뀌었다.

주공아파트 단지 안 얕은 언덕길 주변에는 주민들이 만든 작은 텃밭이 있기도 했다. 다른 강남 아파트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들이 잇따라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8학군’이 생겼고, 개포동 아파트는 금값이 되었다. 재건축을 위해 지금은 주민들이 모두 떠난 빈 아파트이지만 조합 비리와 주민 갈등으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이 자리에는 고층 현대식 아파트가 세워진다.

주민들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낡은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겉모습.

주민들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낡은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겉모습.

주민이 모두 떠나고 잠겨 있는 아파트 현관. 덩굴식물이 자라나 진입로를 덮고 있다.

주민이 모두 떠나고 잠겨 있는 아파트 현관. 덩굴식물이 자라나 진입로를 덮고 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내 상가. 벽에 붙은 간판들이 너무 낡아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내 상가. 벽에 붙은 간판들이 너무 낡아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너머로 대치동의 고급 아파트들이 보인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너머로 대치동의 고급 아파트들이 보인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