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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너희를 찍다

등록 2019-04-12 03:30 수정 2020-05-02 22:17
2014년 4월16일 동생이 떠난 뒤, 동생의 방은 한 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처음 그 공간에 동생을 두는 날, 동생을 혼자 두는 것도 싫은데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간이 괴로웠다. 그래서 그날 바로 아래로 내려가 꽃을 사와 공간을 채웠다. 그 뒤 동생의 방은 계절에 따라 가족이 사온 온갖 물건들과 내가 만든 화관으로 조금씩 다르게 꾸며졌다. 이 사진들은 그동안 동생의 방을 꾸민 기록이다. 최윤아(단원고 2학년 3반 최윤민 큰언니)

2014년 4월16일 동생이 떠난 뒤, 동생의 방은 한 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처음 그 공간에 동생을 두는 날, 동생을 혼자 두는 것도 싫은데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간이 괴로웠다. 그래서 그날 바로 아래로 내려가 꽃을 사와 공간을 채웠다. 그 뒤 동생의 방은 계절에 따라 가족이 사온 온갖 물건들과 내가 만든 화관으로 조금씩 다르게 꾸며졌다. 이 사진들은 그동안 동생의 방을 꾸민 기록이다. 최윤아(단원고 2학년 3반 최윤민 큰언니)

“눈물 흘리고 울부짖을 때나 받던 플래시 세례, 내 삶을 비참한 ‘피해자’에 가두어버린 그 프레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나를 낙인찍던, 어느새 증오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카메라를 들고서 그날 이후의 ‘나’와 그냥 ‘나’를 스스로 다시 마주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산산이 부서진 나의 모든 것들 사이에서 내가 ‘나’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우리는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2014년 4월16일 수학여행 중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5반 박성호 학생의 누나 박보나씨의 말이다. 세월호 희생자의 누나, 언니, 형, 동생이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채울 수 없는 빈자리와 기억, 일상을 기록했다. 2014년 12월 가족들이 희생자와 시민들에게 보내는 영상을 작업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진 전공 대학생 김민호씨가 이들을 도왔다. 이들의 작업을 하나로 묶어 대중에게 내보이는 사진전을 꾸린 김씨는 “사진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트라우마를 이겨낼 회복력이 생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찍은 사진들은 참사 5주기를 앞두고 4월1일부터 6일까지 경기도 안산 ‘힐링센터 0416 쉼과 힘 오름홀’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또 4월12일부터 21일까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수풍로 느티나무도서관 1층에서 시민들과 마주한다. 이 전시를 지면으로 옮겨놓았다. 사진 설명은 이들이 사진과 함께 내놓은 작업노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들어준 지인들이 너무 좋다.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진에 담으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내 애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윤정(2학년 3반 최윤민 작은언니)

아빠가 20여 년 전 나와 언니의 어린 시절을 담았던 필름카메라로 여행지의 풍경을 담았다. 김이연(2학년 3반 김시연 동생)

아빠가 20여 년 전 나와 언니의 어린 시절을 담았던 필름카메라로 여행지의 풍경을 담았다. 김이연(2학년 3반 김시연 동생)

내가 한 기록은 별다른 특별함 없이 나 자신과 내 사람들, 내가 머물렀고 경험했던 시간과 공간들이다. 정광웅(2학년 4반 정차웅 형)

내가 한 기록은 별다른 특별함 없이 나 자신과 내 사람들, 내가 머물렀고 경험했던 시간과 공간들이다. 정광웅(2학년 4반 정차웅 형)

윤민이 없이 윤민이와 함께한 시간의 기록이다. 2014년 4월23일 윤민이는 학생증을 목에 걸고 우리 가족에게 돌아왔다. 그 뒤 동생과 함께하고 싶을 때 나는 학생증을 가지고 갔다. 최윤아

윤민이 없이 윤민이와 함께한 시간의 기록이다. 2014년 4월23일 윤민이는 학생증을 목에 걸고 우리 가족에게 돌아왔다. 그 뒤 동생과 함께하고 싶을 때 나는 학생증을 가지고 갔다. 최윤아

누구의 누나, 언니, 형, 오빠, 동생으로 만난 우리가 스스로와 서로에게 그냥 ‘나 자신’이 될 수 있길 바랐다. 박보나(2학년 5반 박성호 큰누나)

누구의 누나, 언니, 형, 오빠, 동생으로 만난 우리가 스스로와 서로에게 그냥 ‘나 자신’이 될 수 있길 바랐다. 박보나(2학년 5반 박성호 큰누나)

내가 찍어준 동생의 증명사진이 영정사진이 되었다. 누군가의 사진을 찍을 때나 찍힐 때면 나는 그 순간이 떠오른다. 울컥 올라와버린 감정을 꾹꾹 누르며 카메라를 보았다. 아무런 보정도 하지 않은 사진을 보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것을 다시 깨닫는다. 성호를 찾아헤맸을 때 내가 지워버린 그의 점들이 그를 알아보는 데 아주 중요했다는 것을. 사진은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주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박보나

내가 찍어준 동생의 증명사진이 영정사진이 되었다. 누군가의 사진을 찍을 때나 찍힐 때면 나는 그 순간이 떠오른다. 울컥 올라와버린 감정을 꾹꾹 누르며 카메라를 보았다. 아무런 보정도 하지 않은 사진을 보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것을 다시 깨닫는다. 성호를 찾아헤맸을 때 내가 지워버린 그의 점들이 그를 알아보는 데 아주 중요했다는 것을. 사진은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주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박보나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사진 김이연·박보나·정광웅·최윤아·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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