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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컷] 래퍼의 투옥, 시민의 투지

“오늘은 래퍼, 내일은 우리”
등록 2021-02-21 15:02 수정 2021-02-22 01:35
AP 호안 마테우

AP 호안 마테우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유명 래퍼 파블로 하셀(32·본명 파블로 리바두야 두로)이 2월16일(현지시각) 구금을 피해 머물던 예이다대학에서 경찰에 체포되며 주먹 쥔 손을 치켜들고 있다. 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은 하셀이 노랫말과 트위터를 통해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선친 후안 카를로스를 ‘마피아 두목’이라 불러 명예를 훼손하고 테러 조직을 찬양한 혐의 등으로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2월12일까지 교도소에 입소해야 했던 하셀은 이를 거부하고 지지자 50여 명과 함께 대학 캠퍼스에 들어가 건물 들머리에 집기를 쌓아놓고 농성을 벌였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하셀은 경찰에 강제 연행되며 “나를 체포하는 파시스트 국가에 죽음을 달라”고 외쳤다.

하셀이 투옥되자 스페인 전역에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17일 밤 분노한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돌과 유리병을 던지고 불을 지르는 과격시위도 벌어졌다.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등 문화예술계 인사 200여 명은 “오늘은 하셀이지만, 내일은 우리 중 한 사람일 것”이라며 그의 투옥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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