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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요소수 대란’ 넘었다

등록 2021-11-13 03:00 수정 2021-11-13 03:0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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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라는 낯선 단어가 온 나라를 뒤덮었다. 요소수는 경유를 넣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물질로, 요소와 물을 섞은 것이다. 2014년부터 강한 환경 규제가 적용되면서 새로 나온 경유차에는 대부분 들어간다. 차에 기름 넣듯 요소수 역시 주기적으로 채워줘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요소수가 부족해지면서 문제가 터졌다. 개인이 타는 승용차뿐 아니라 유통의 중심에 있는 화물차, 시민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방차와 경찰차 등에 들어갈 요소수도 구하기 어려워지며 상황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졌다. 요소수를 직접 사용하는 업종인 철강과 화력발전, 시멘트 업계 등에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레미콘, 펌프카 노동자 등이 소속된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021년 11월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기 전 정부가 신호를 제대로 감지해 대비하지 못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막겠다고 예고한 시점에서 열흘이 지난 2021년 10월21일에야 현지 공관에서 요소 통관 문제를 보고했고, 이것이 실질적인 문제 상황으로 인지되는 데까지는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오스트레일리아 무역 갈등, 중국 내 석탄 부족, 화학비료 가격 상승 등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막을 만한 이유는 모두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칠 상황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산업계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불안감이 번지자 정부는 11월10일 “정부가 미리 대처하지 못해 불편을 초래한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어 청와대는 한국 기업이 중국 쪽과 계약한 요소수의 재료인 요소 1만8700t이 곧 국내로 들어온다며,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물량뿐 아니라 베트남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들어오는 물량과 현장 점검을 통해 파악한 국내 보유 물량, 군부대 예비분 등을 합치면 약 두 달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가 마련된 상황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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