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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구글에도 이제 노조 있다

등록 2021-01-09 14:49 수정 2021-01-11 01:4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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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며 팔에서 으드득 소리가 나는데도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업계 노동자다. 그중에서도 제대로 고용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산재보험조차 적용되지 않던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실태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2021년 1월5일 국무회의에선 소프트웨어 업계 프리랜서 노동자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정부는 2008년부터 다양한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산재보험 적용을 받도록 그 범위를 늘려왔지만, 그간 소프트웨어 업계 노동자에겐 해당 사항이 없었다. 2021년, 비로소 이들의 노동 역시 산재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정보기술(IT) 프로젝트 매니저, IT 컨설턴트, IT 아키텍트 등의 프리랜서들이 바뀐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이번 조처로 노동자 약 6만6천 명이 산재보험을 추가로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노동부는 추산했다. 뇌심혈관 질환, 손목터널증후군, 경추·요추 디스크, 스트레스성 정신장애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 가능성이 큰 업계이니만큼 개정안 의결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볼 만하다.

국외에서도 밝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가 문을 열게 된 바탕에, 그간 구글이 직원들과 꾸준한 갈등을 겪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구글은 사내 성희롱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의혹과, 미국 국방부와의 협력사업 정당성 문제 등에서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사내 노동자들로부터 받아왔다. 노조 준비 활동을 방해하려고 직원 컴퓨터에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감한 사내 정보를 외부에 알린 직원들이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노사 관계가 평탄치 않았다. 직원 200여 명이 모여 만든 알파벳 노조는 “우리 노조는 노동자들이 학대나 보복, 차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정한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에 노조가 만들어진 건 처음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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