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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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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쌍용차 인권문제

쌍용차 해고·복직, 국제회의에서 언급되고 대주주 마힌드라그룹 회장이 설명 요청해도 쌍용차는 “아직 복직 곤란”
등록 2012-04-11 06:30 수정 2020-05-02 19:26
쌍용차 이유일 대표가 마힌드라그룹이 대주주 지분 인수를 완료한 2011년 3월15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쌍용차 이유일 대표가 마힌드라그룹이 대주주 지분 인수를 완료한 2011년 3월15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직장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들이 일터를 떠난 지 3년이 다 돼간다. 그사이 많은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지난 3월30일에도 또 한 명의 쌍용차 해고노동자가 숨졌다. 이아무개(36)씨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그렇게 22번째 사회적 타살이 반복됐다.

시민단체 공문에 응답한 마힌드라 회장

국내 시민단체는 물론 외국 기관투자가들도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고 있다(900호 초점 ‘마힌드라가 직접 나서라’ 참조). 국내 시민단체들은 지난 2월 말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마힌드라그룹 케슈브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경영진에게 적절한 경로로 답을 하라고 요청했다”(I am requesting the Ssangyong Management to respond to your letter in due course)며 친필 사인과 함께 답했다.

아울러 기관투자가들도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해 하나둘 나서고 있다. 이미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인 APG자산운용은 마힌드라그룹에 쌍용차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APG자산운용 관계자는 “마힌드라 쪽에서 ‘아직 (쌍용차) 사태를 파악 중이며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향후 그룹을 방문하면 더 많은 설명을 하겠다’는 취지의 답을 보내왔다”며 “조만간 마힌드라그룹을 방문해 쌍용차 사태에 대한 견해를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2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ESG 아시아 2012’에서도 쌍용차 사태가 언급됐다. ‘ESG 아시아 2012’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SRI)에 관심이 많은 기관투자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포럼이다. ‘아시아 기업의 인권과 노동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쌍용차 사태가 언급됐다. 한 참여자는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연속된 자살 사건을 얘기하며 인권 문제가 논의됐다”며 “기관투자가들이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의 견해를 물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마힌드라그룹의 주요 기관투자가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네덜란드 투자사 로베코 등이 있다. 이들은 최근 불거진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자살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 선언

하지만 쌍용차는 아직 태도 변화가 없다. 쌍용차 홍보팀은 “마힌드라 본사로부터 (시민단체 등에) 설명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무급 휴직자들의 복귀는 생산 물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경영 정상화에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주간 2교대를 할 정도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 철회와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을 선언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4월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아무개 동지는 ‘정리해고가 낳은 22번째 살인’이며 쌍용차 자본과 정부가 저지른 사회적 학살”이라며 “23번째 살인을 막기 위해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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