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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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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식은 탕, 증류식은 모든 한식

추천 증류식 소주 4종과 안주
등록 2022-06-25 15:56 수정 2022-06-26 01:04
<한겨레21>이 추천하는 증류식 소주 4종. (왼쪽부터) 죽향41 골드라벨, 려40, 문배술 헤리티지 40, 안동 진맥소주. 류우종 기자

<한겨레21>이 추천하는 증류식 소주 4종. (왼쪽부터) 죽향41 골드라벨, 려40, 문배술 헤리티지 40, 안동 진맥소주. 류우종 기자

원소주 외에도 마셔볼 만한 증류식 소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겨레21>은 김민현 전통주 소믈리에에게 증류식 소주 4종을 추천받고, 각 소주에 어울리는 음식도 찾아봤다.

김 소믈리에는 “보통 소주 하면 안주로 탕 종류를 많이 떠올리는데, 희석식 소주의 쓴맛을 지우기 위해 그런 듯하다”며 “증류식 소주는 모든 한식과 기름진 고기 요리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첫 번째 추천 소주는 ‘려40’이다. 려40은 고구마 증류 원액과 쌀 증류 원액을 섞어 만들었다. 경기도 여주산 고구마의 품질이 좋은 몸통 부분만을 사용해 누룩으로 술을 빚고 전통 옹기에서 1년 이상 숙성했다. 고구마의 향긋함과 쌀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동파육, 갈비찜 등 기름진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두 번째는 ‘죽향41 골드라벨’이다. 전남 담양의 유기농쌀과 꿀로 빚은 증류식 소주다. 100일간의 발효과정과 5년간의 저온 숙성을 거친다. 도수는 41도지만 목넘김은 어떤 술보다 부드럽고 꿀맛과 캐러멜 향이 난다. 떡갈비, 김치전 등 한식과 잘 어울린다.

세 번째는 ‘문배술 헤리티지 40’이다. 메조와 찰옥수수를 이용해 빚은 증류식 소주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만찬주로 오르고,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는 술이다. 문배나무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홍어삼합과 먹으면 홍어의 암모니아 냄새를 부드럽게 중화시키면서 입안에 문배의 향기를 머금을 수 있다.

네 번째는 ‘안동 진맥소주’다. 안동 명개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통밀로 증류한 소주다. 국내 유일의 밀로 만든 소주다. 밀맥주에서 나오는 감귤 향과 고소한 빵 맛이 느껴진다. 문어숙회, 조개탕, 생선회, 하몽 등 담백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소주라고 해서 작은 잔에 담아 ‘원샷’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류식 소주는 곡물 특유의 맛과 향이 풍부한 만큼 마시는 방법도 다양하다. 얼음을 넣고 온더록으로 마시는 것도 좋다. 얼음이 녹으면서 알코올 향이 약해지고 청량감이 강해진다. 높은 도수가 부담스럽다면 과일주스나 토닉워터, 탄산수 등을 섞어서 소주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김민현 전통주 소믈리에는 상온에서 아무것도 섞지 않고 마시는 것을 가장 추천했다. 그는 “온도가 낮으면 향이 날아가서 특유의 잔향을 느끼기 어렵고 얼음을 넣으면 맛이 희석된다”며 “상온에 보관하고 마신 뒤 남는 향과 여운을 즐겨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차갑게 마시고 싶다면 얼음을 넣지 말고 아예 냉동실에 잠깐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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