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가수가 지상파에 언급되는 순간, 홍대병(비주류나 마니아 취향을 가진 이들) 말기 환자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그를 더 넓은 세상 속으로 떠나보낼 이별 연습을….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이효리가 ‘요즘 되게 핫한 친구’라며 소개하고 엑소의 수호가 좋은 곡 써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아티스트. 1990년대 감성 가득한 편곡 능력으로 화제를 모으는 96년생 작곡가 ‘박문치’다.
일단 뮤직비디오부터 심상치 않다. 자글거리는 VHS 화면, 복고풍 옷과 한강을 나는 가오리연,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를 연상시키는 63빌딩의 풍경까지. 과연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감성 장인답게 9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다. SES와 핑클을 오마주한 복고 콘셉트의 4인조 중고 신인 걸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치즈, 스텔라장, 러비 등 여성 뮤지션들의 이름을 하나씩 딴 ‘치스비치’.
콘셉트가 콘셉트인지라 유튜브 영상에는 20년 전 노래로 취급하는 댓글 드립도 진행 중이다. “중학교 때였던가요. 대전 엑스포로 소풍 갔을 적에 마이마이로 테이프 늘어지게 들었는데 오랜만에 들으니 옛날 추억 생각나고 넘 좋네요~.” “이 노래 들으며 등교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하루밖에 안 됐네요. 치스비치 빵 사러 가야지~.”
이렇게 말해도 박문치가 누군지 영상을 보기 전까진 알기 쉽지 않을 거다. 사람들은 그를 혼성그룹이라고도 생각하고, 가까스로 여성 솔로인 줄 깨달았으나 영상에서 보컬로 나오는 사람으로도 착각하기 때문이다. (키보드 치는 분이 박문치랍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그는 토이의 유희열 같은 사람이다. 판을 깔고 무대 위로 출동시키는 천재 작곡가. 6월10일자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전속 계약한 그의 행보가 너무너무 기대된다.
추천곡: 치스비치 <서머 러브>(summer love), 박문치 <네 손을 잡고 싶어> <널 좋아하고 있어>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관심 분야 웃기고 슬픈 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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