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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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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한 아우는 있다?

등록 2015-02-13 08:15 수정 2020-05-02 19:27
아~ 그 혈통이 의심스럽다

무브픽쳐스 제공

무브픽쳐스 제공

은 아우인 줄 알았더니 형이었다. 겨울 농한기를 맞아 어촌으로 옮겨갔다더니, 아우들은 상대도 안 되는 형들이 나타났다. 차줌마는 요리 잘해서 데리고 갔다는 소문이 있더니 정말 척척이다. 해초가 있으면 무침을 만들고, 무가 있으면 동치미를 만들고, 누룩으로 막걸리까지 빚는다. 참바다씨는 나무 뚝뚝 두드려 의자 만들고, 운동 부족할까 산 타기에 나선다. 정말 시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그 일도 일단 구시렁거린 뒤 시작하던 이서진과는 천양지차다. 물론 일 잘한다고 재미가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한데 방송 한두 번에 벌써 케미스트리가 쫘악 올라간다. 아우들에게 제대로 솜씨 보여주는 형들인데, 그 둘이서 심지어 부부다. 이것도 재미나다.

는 아우인 줄 알았으나, 아무래도 혈통이 의심스럽다. 첫 시즌, 특히 초반부엔 개그맨들이 주로 나와서 진짜 실험 같은 실험을 보여주었다. 쓰레기 없이 살기, 돈 없이 살기… 일과를 수행하며 진행하는 미션이라 더욱 힘겨워 보였지만, 더 팽팽한 긴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멤버를 싹 바꾼 뒤 시골마을로 내려가, 시즌1에 써먹었던 미션 다섯 가지를 통째로 집어넣어 ‘5無 라이프’에 들어갔다. 알콩달콩한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은지원 때문인지, 두 팀으로 나뉘어 식사 문제로 툭탁거려서인지 냄새가 꽤 난다. 시골 배경에 큰 틀의 미션만 주고 그냥 관찰만 하는 걸 보면 스럽기도 하다. 엄마 역할에 나선 봉태규, 의외로 행동파인 윤상현 등이 만들어내는 캐릭터가 재미있긴 하다. 하지만 좌충우돌 고생하며 도시인들이 잊고 지내던 여러 문제를 떠올리게 하던 시즌1의 형들이 그립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후끈, 달콤한 차-유 콤비의 케미

삼시세끼-어촌편>은 캐스팅 발표 때부터 본편을 능가하는 블록버스터급 예감이 전해져왔다. 비록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하차는 아무도 예감하지 못한 재난이었으나, 방송은 또 한 번 예상을 뛰어넘는다. 나영석 PD의 캐릭터 활용술이 차-유 콤비의 매력을 극한까지 뽑아낸 것이다. 누가 차승원에게서 부엌에 오자마자 식기를 재진열하고 행주까지 꼼꼼히 말리는 ‘차줌마’ 캐릭터를 기대했겠으며, 또 유해진에게서 그런 차승원을 배려해 냄비걸이와 의자까지 만들어 바치는 ‘바깥양반 포스’를 예상했겠는가. 여기에 찾을 때마다 응답 없는 만재슈퍼 사장님과 ‘산체앓이’의 주인공까지 조용한 만재도는 더없이 흥미로운 캐릭터 쇼의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이에 반해 는 ‘형님만 한 아우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시킨다. 나영석 PD가 참여한 파일럿만 해도 의 초점은 ‘미션’이 아니라 ‘인간’에 있었다. 극한 미션으로 시선을 끌긴 했어도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성장이었다. 그 과정에서 개그맨 출연진의 공동체적 유대도 매력적인 서사였다. 프로그램의 재미와 의미가 동시에 희미해지게 된 건 그러한 인간의 드라마보다 미션의 난이도와 화제의 출연진을 강조하면서부터다. 현재 는 그런 한계의 정점이다. 유대감을 찾을 수 없는 멤버 구성과 무려 다섯 가지 미션을 합쳐놓은 ‘5無 라이프’의 조합은 결국 방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라는 퇴행적 에피소드만 남기고 말았다.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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